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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산정방식 바꾼다

입력
200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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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통계상 우리나라의 ‘국부(國富)’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한국은행은 29일 그동안 국민총생산(GNP),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거시지표의 집계에서 빠졌던 컴퓨터 소프트웨어 산업과 군사시설, 오락 및 문학작품 등을 통계에 반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에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의 증가와 함께 시장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여서 향후 한국의 통계적 국부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1993년 유엔이 발효한 SNA(국민계정체계ㆍSystem of National Accounts)를 토대로 이 같은 통계처리 변경지침을 마련, 소프트웨어 등 각 분야에 대한 실사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한은은 실태조사에 이어 산업연관표 등 관련 통계자료에 대한 조정작업을 거쳐 늦어도 2003년부터는 국민소득 통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존 통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소프트웨어. 현재 우리의 국민소득통계는 유형 고정자산만을 고정자본형성(투자)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의 자산은 투자항목에서 제외해 왔다. 최종 생산물을 만드는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중간투입)’로 처리한 것.

GNP나 GDP가 최종 생산물에 포함된 원재료ㆍ중간재의 가격을 뺀 부가가치의 총합이기 때문에 자연히 소프트웨어는 통계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SNA방식에 의거, 소프트웨어를 투자로 편입키로 하고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 네트워크 등의 정보시스템에 직ㆍ간접으로 사용되는 운영체계와 운영체계 상에서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응용프로그램’(소프트웨어)의 전체 시장규모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호주, 일본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이미 2~3년 전부터 SNA 기준에 따라 소프트웨어 등을 통계에 반영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우 최근 소프트웨어 산업이 하드웨어 부문을 능가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데다 국제 경쟁력면에서도 손색이 없기 때문에 통계에 편입되면 국민소득 상승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99년부터 소프트웨어를 고정자본형성으로 변경, 처리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2000년 1ㆍ4분기 현재 1,637억 달러(한화 약 212조원)로 전체의 1.8%를 기록했다.

96년 한해 동안 소프트웨어 투자가 950억 달러(약 123조원)로 전체 GDP의 1.2%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빠른 성장속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IT분야의 급속한 발전속도를 감안할 때, 2001년 현재 GDP내 소프트웨어 비중이 5~6%를 차지할 것으로 한은관계자는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 외에도 SNA기준에 따라 군사시설이나 지하자원탐사, 오락 및 문학작품, 골동품 등도 투자 항목에 편입할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군사시설이 유난히 많기 때문에 전체 지표 상승에 상대적으로 많이 기여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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