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족자원 감소 잇따라 어장축소 설상가상우리나라의 주된 꽁치어장인 남쿠릴열도에 대한 꽁치조업이 금지된데 이어 오호츠크해에서 명태잡이 마저 중단될 전망이어서 국내 수산업계가 위기를 처했다.
해양수산부는 대체어장 수급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하지만 가뜩이나 어족자원 감소와 원양어업 위축 등으로 수세에 몰린 수산업계는 갈수록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잇따른 명태 꽁치어장 축소
러시아는 22~27일 서울 열린 한러어업위원회에서 수산자원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외국인들의 오호츠크해 수역의 명태잡이(올 정부쿼터량1만톤) 조업을 전면 금지시키겠다고 통보했다.
또 오호츠크해 인근 베링해 수역에서도 명태의 정부 쿼터량(올 2만5,000톤)을 50%가량 줄이겠다는입장이다.
우리나라 명태어획량의 95%를 차지하는 러시아 수역에서의 올해 수준의 정부 쿼터량(3만5,000톤)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줄어든 정부 쿼터량을 민간 쿼터를 늘리는 방법으로 충당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 경우 올해 톤당 108달러인 민간입어료의 상향조정도 불가피해 명태값인상 등이 우려된다.
러ㆍ일간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남쿠릴열도에서 제3국 꽁치어선의 조업 금지조치도파장이 클 전망이다.
업계는 올해 어획쿼터 확보량 1만5,000톤을 감안하면 조업금지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액만 350억원에 이르고 가격상승 등을포함하면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측의 남쿠릴열도 조업문제가 제기되면서 9,000톤의 어획량이 책정됐던 올해 산리쿠수역의 꽁치잡이도 무산됐다.
■ 대체어장 확보 가능할까
해양부는 러시아가 명태의 정부 쿼터를 줄이더라도 민간쿼터를 늘리면 국내 수급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박재영(朴宰永)차관보는 “내년초 입찰을 통해 민간쿼터를 늘리면 올해와 비슷한 15만톤 규모의 쿼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쿼터 입찰참여 예상국가중 최대 경쟁국인 일본은 연근해 명태 어획고가 많아 우리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국내 원양업체들은 올해 총20만톤의 베링해 민간쿼터 가운데 80%에 이르는 16만톤을 입찰을 통해 확보했었다.
남쿠릴열도 꽁치잡이는 대체어장 개발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27일 종료된 한러어업위원회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남쿠릴열도에서 제3국 조업금지조치가 확정되면 경제성 있는 대체어장에서 최소한 올해 수준의 쿼터보장을 잠정합의했다.
양국은 내달 10일까지 남쿠릴수역 위쪽 북쿠릴수역 또는 연해주 어장 등 유력한 대체어장에 대한 자료분석을 실시한다.또 이르면 내년초 우리측시험선 2척을 투입,어족자원분포등을 정밀조사한다.하지만 이들 후보 어장은 검증이 되지 않아 조업가능 여부는 불투명하다.
■꽁치 명태 파동 우려
한국원양어업협회는 “산리쿠수역의 조업이 불가능해지고 남쿠릴열도 수역의 꽁치어장마저 봉쇄되면 꽁치조업 자체가 중단위기에 처하게 된다”며 “근해에서 잡히는 꽁치가 연간 1만5,000톤에 불과해 꽁치가격 상승은 물론 수급자체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명태의 경우 협상이 진행중인 탓에 뚜렷한 입장표현을 자제하면서 베링해 물량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민간쿼터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 국내 원양업체들의 입어료 부담이 증가해 명태값 파동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김혁기자
hyuk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