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데도 담배부담금 등 확정되지 않은 수입원을 전제로 ‘2006년 재정 흑자 전환’을 잇따라 공표하고 나서 무책임한 건보 정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보건복지부는 28일 “국회 통과가 늦어져 담배부담금(3,296억원)이 들어오지 않고, 건강보험공단 퇴직금 중간정산금(3,210억원)이 지출돼 올해 적자가 7,000억원 이상 늘어났다”며 “내년부터 담배부담금 등이 들어오면 예정대로 2006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담배부담금이 지원되면, 올해 2조7,816억원으로 예상되는 당기적자가 내년에는 3,977억원로 줄고 2003년부터 흑자로 돌아서 2006년에는 1조3,998억원의 당기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회의적인 반응이 있따르고 있다. 복지부의 전망은 ▦담배부담금의 안정적 확보 ▦보험료 연 8~9% 인상 ▦진료비 지급액 연 10% 증가 등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는 외부 요인을 근거로 재정계획을 잡았기 때문이다.
서울대 김창엽(金昌燁)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진료비 지급액을 연 10%로 묶는 것은 최근 진료비가 연 15~18% 올랐던 사실을 감안할 때 지켜지기가 힘들 것”이라며 “결국 보험 지출이 더 늘어나 재정은 생각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원하는 만큼의 보험료 인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강보험재정운영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 시민단체 대표들이 내년도 보험료 9% 인상에 반대하고 있어 보험료가 제때 오르지 않아 건강보험 수입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강보험공단의 한 관계자는 “보험료는 생각만큼 오르지 않고, 대신 지출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2006년 흑자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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