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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 '김태영 2집' 안정감 있는 목소리 들을수록 여운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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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 '김태영 2집' 안정감 있는 목소리 들을수록 여운남아…

입력
200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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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방황끝에 돌아온 그녀는 그지없이 잔잔하고 그윽하다.마치 오랜만에 자기 얼굴을 찾은 벅찬 감회를 억누르기라도 하듯.2집 ‘Until I Die’의 타이틀곡 ‘부탁하는 이야기’는 아픔으로 울고 있는 누군가에 대한 잔잔한 위로다.‘너 아닌 내가 이해할 수 있을는지/어쩌면 나의 모습일 텐데…’

진한 슬픔을 담은 끈적한 마이너발라드도 아니고 격정적인 클라이맥스도 없는 다소 밋밋한 진행이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진한 여운이 남는다.

이 곡은 가수 자신의 강력한 의지로 타이틀 곡으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사실 김태영이라는 가수의 목소리만큼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다.

‘내게 힘을 주는 나의 **카드야…’라는 아이들도 흥얼거릴 정도로 유명해진 모 카드회사의 CF송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 했다.

어디 그뿐인가. 94년 MBC ‘종합병원’의 드라마틱한 주제곡 ‘혼자만의 사랑’,'클론(‘돌아와’), 엄정화 이기찬 등 수십 명 가수의 코러스, 수백곡의 CF송 등.

그녀의 목소리는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빛을 발해왔다.

이소라를 연상케 하는 비음 섞인 허스키한 음색이면서도, 고음에서는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하는 그녀는 누구나 인정할만한 ‘노래 잘 하는 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수생활 6년 만인 지난해 비로소 1집 ‘오랜 방황의 끝’을 내고 1년 만에 다시 2집을 내는 데는 간단치 않은 사연과 역정이 있었을 것이다.

타이틀을 ‘부탁하는 이야기’로 고집한 것도 남들이 기억하는 목소리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목소리를 찾고 싶어서가 아닐까.

그 간절한 염원이 실려서인지 잔잔하지만 들을수록 남는 노래가 되었다.

중성적이고 기운 센 보컬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타이틀 곡이 의외일 법 하지만, 그 곡만 듣고 지레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흑인영가 분위기의 멋진 아카펠라와 플루겔혼이 어우러진 ‘코끼리’,미디움템포의 댄스곡 ‘죽어라고 살아갈꺼야’에서는 특유의 시원한 목소리를 맛볼 수 있다.

‘I Belive'’에서의 유연하면서도 힘있는 고음처리도 여전하다.어떤 노래에서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안정감 있는 목소리가 그동안 쌓은 공력을 짐작케 한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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