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정권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미국,러시아 등 강대국과 이란 등 주변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수립될 새 정권과의 외교 관계 재개를 위해 수도 카불로 몰려오고 있다.신정부에 대한 영향력확대를 겨냥한 이들 국가의 ‘카불 복귀’는 아프간 각 정파에 대한 이해 관계와 맞물려 외교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비상사태부 소속 무장 병력88명이 27일 낮 카불에 도착, 막사를 설치함으로써 1989년 퇴각 이래 12년 만에 아프간에 다시 진주했다.
뉴욕 타임스는 12대의 IL-76수송기를 타고 카불 인근 바그람 공항에 도착한 이들이 파괴된 러시아 대사관 건물을 재건축하고 의료 지원 및 지뢰 제거 등 인도적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보도했다.
정식 군대는 아니지만 칼라슈니코프 소총 등으로 무장한 이들의 존재는 러시아가 아프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북부 동맹에 대한 지원을 통해 과격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의 구 소련권 국가 침투를 방지하면서 중앙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세력 확대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슬람 시아파의 하자라족을 통해 반탈레반 투쟁을 지원해온 이란은 카불 함락 1주일 만인 20일 가장 먼저 아프간 주재 대사관의 문을 여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BBC방송은 이란은 미국과 영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도 북부 동맹의 실체를 인정하고나섰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26일 “북부 동맹을 구성하고 있는 각 그룹을 승인한다”고 정식 발표함으로써 향후 현실적인 외교 노선을 지향할 것임을 시사했다.
인도도 21일 산틴데르 람바흐 아프간 특사를 카불에 보내는 등 관계의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도 조만간 대사관을개설할 것으로 보여 수도 카불이 치열한 외교전의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일기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