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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 / 죽음과 맞바꾼 시청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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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 out / 죽음과 맞바꾼 시청률

입력
200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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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 불러놓고 춤을 추는 꼴이라니…”“고인을 두 번 죽인 것과 다를 바 없다” “인간의 죽음을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방송” “다음 개편 때는 퇴출 대상 1위” 등.요즘 KBS2 ‘연예가중계’의 게시판을 들여다 보면 시청자의 분노가 빗발칩니다. 교통사고로 숨진 개그맨 양종철씨에 대한 24일의 보도 때문이죠.

불의에 닥친 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연예가중계’는 무슨 특종이라도 건진 것처럼 호들갑을 떨더군요.

연예가중계가 입수해 독점 공개한다는 사고현장의 테이프에는 찌그러진 차체, 그 내부에 굴러다니는 피 묻은 지폐, 그리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놓인 사상자의 모습이 여과 없이 비쳐졌습니다. 그 화면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그리고 청소년들이 시청하는 9시대에 적합한 내용이었는지를 따질 생각조차 사라지는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일반 뉴스에 나가는 화면보다 조금 더 수위가 높을 뿐”이라는 이도 있지만 ‘독점 공개’라고 자랑스럽게 내다 박은 자막의 충격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더군요.

독점 혹은 특종이라고 언론이 강조하는 것은 다른 언론과의 경쟁을 고려한 행동이죠.

‘연예가중계’는 드러내놓고 한 사람의 죽음과 시청률을 맞바꾼 셈입니다.

시청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방송의 숙명을 감안하더라도 ‘연예가중계’는 최소한의 포장도 없이 너무 적나라하게 속내를 드러내 버렸습니다.

핏자국이 선연한 사고현장을 과감하게 내보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방송사는 확보하지 못한 테이프를 선점했다는 일종의 승부욕이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고인과 유족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습니다.

오열하는 유가족에게 카메라와 마이크를 억지로 들이대는 것은 너무나도 보편화한 관행이어서 시청자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연예가중계’가 독점 공개한 사고현장화면이 과연 시청자에게도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자료라고 받아들여 졌을까요.

그렇게 믿었다면 ‘연예가중계’의 제작진은 너무나도 순진했다고 말할 수밖에요.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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