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자민련이 28일 법사위에서 검찰총장 출석요구안과 교원 정년을 연장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을 강행, 정국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검찰총장의 출석안과 교원 정년 연장안의 분리 처리 방침을 정한 한나라당은 이날 '수의 정치'라는 여당의 비난을 무릅쓰고 단독처리를 강행했다. "신총장이 불출석을 공언하는 마당에 출석요구안 조차 처리하지 못하면 웃음거리가 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한나라당은 검찰총장 처리 문제에 대해 법사위 출석-불응시 고발-탄핵소추안 제출 등 다단계 수순이 있는 만큼 일단 첫째 계단을 밟은 뒤 여론을 봐가며 수위를 조절하자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교육위의 교원정년 연장안에 이어 검찰총장 출석요구안에서도 '2야 공조'의 위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민주당은 내심 "거야가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며 야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기대하고 있다.
■법사위 통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출석 요구안의 처리는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오후4시20분 한나라당 간사인 김용균 의원은 "신 총장에게 몇차례 출석을 촉구했으나 오히려 반 의회적 언동을 보이며 처리를 정식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은 여당측의 불참에 부담을 느낀듯,"민주당 의원들에게 수차 참석을 종용했으나 거부했다"고주장하며 "이번 안건을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적 의혹과 비난의 화살이 너무 크다"고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그러자 자민련 김학원 의원은 "정부위원 자격으로 출석하는 것이 맞지만 다수 의원들이 증인출석을 요구한다면 따르겠다고 가세했다."검찰총장에게 개별 사건에 대한 증인출석을 요구한 것은 온당치 않다"며 신광옥 법무차관이 안간힘을 썼으나 이내 파묻혔다.결국 오후 4시40분 박헌기 법사위원장은 "총장 불출석시 표결처리키로 이미 합의한만큼 표결에 부치자"고 선언,"이의가 없다"는 의원들의 대답으로 총장 출석 문제는 끝이 났다.
이에 앞서 오후 2시에 열린 전체 회의에서 박 위원장이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먼저 직권 상정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모든 현안을 합의처리해 온 법사위 불문율이 깨졌다"며 반발했다. 1시간 30분여 동안의 지리한 논전이 계속되자 박 위원장은 오후 3시35분께 표결을 강행했다.이상수 총무와 함승희 의원등 민주당 의원들은 즉시 "교육부장관도 문제가 있다고 시인하는 법안을 강제로 통과시키는 이유가 뭐냐'고 야유를 퍼부으며 일제히 퇴장했다.
■자민련의 캐스팅 보트
법사위(민주7·한나라7·자민련1)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자민련 김학원 의원은 "여야 총무회담에서 자민련을 배제했다"며 '몽니'를 부리다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로부터 사과 전화를 받고 뒤늦게 간사회의에 참석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교육공무원법 개정안 처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김 의원은 "교원정년연장안과 검찰총장 출석요구안을 동시에 처리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며 한나라당의 옷깃을 잡아 끌어내렸다.
이태희기자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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