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코미디언 서세원), 제작자(현진씨네마)뿐 아니라 감독도 돈벼락.‘조폭마누라’의 조진규 감독 얘기다. 전국 522만 명을 기록한 ‘조폭마누라’가 극장에서 벌어들인 돈은 극장 몫 절반을 빼고도 130여 억 원.
제작비와 광고마케팅비 60억 원을 빼도 70억 원을 벌었다. 극장 흥행이 이만큼 됐으니 아직 출시하지 않았지만 비디오로도 10억 원 정도는 거뜬하다.
여기에는 감독 몫도 있다. 조진규 감독이 10% 지분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그의 몫도 8억 원이나 된다. 신인 감독으로서는 꿈도 못 꿀 거액이다.
이순열 현진씨네마 대표는 “감독에게 의욕을 주기 위해 그렇게 했다. 시나리오를 수 십 번 고쳤고, 배우와 스태프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의 몫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감독의 지분계약은 처음은 아니다. 최근 자신의 영화사를 설립한 김상진 감독 역시 ‘신라의 달밤’에서 그렇게 했다.
결과 역시 대성공. 전국 422만명을 동원했고, 그는 제작사 수익의 30%를 가져갔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감독은 연출료만 받는다.
물론 영화가 크게 흥행하면 보너스를 받지만, 그 액수는 투자자와 제작사 마음이다.
‘쉬리’의 강제규 감독은 제작을 겸해 돈방석에 앉았지만,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과 ‘친구’의 곽경택 감독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고도 2억~2억 5,000만 원의 보너스를 받는 데 그쳤다.
제작사는 감독과 지분계약을 꺼린다. 배우처럼 손해에 따른 책임 없이 열매만 가져간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
그래서 웬만큼 흥행감독으로 이름이 알려지면 흥행수익까지 생각해 아예 영화사를 차려 제작을 겸한다.
코리아픽처스 김장욱 팀장의 설명.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실력을 검증받은 스타 감독이 아니면 지분계약을 하기 어렵다. 사실 그런 감독이 아니면 의미도 없다.”
좋은 제작자와 유능한 감독이 오랫동안 손을 잡고 일하지 못하는 이유, 군소영화가 난립하는 이유가 이 때문은 아닐까.
이대현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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