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수능 뒷얘기들2002학년도 대입 수능시험 난이도 조정 실패와 관련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 안팎에서 ‘어려운 수능’에 얽힌 뒷얘기들이 무성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완상(韓完相)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직후 나름대로 난이도를 평가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한 부총리가 올 수능시험이 너무 어렵게 출제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뒤 특히 난해했다는 언어영역 시험지를 갖고 오라고 해 직접 훑어보았다”고 말했다. 한 부총리가 내린 결론은 “참 어렵군요”였다고 한다.
한 부총리는 이런 이유에서인지 9일 국회 예결위에서 수능 난이도와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책을 받고 “시험을 치른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아픔에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에게 죄송하다”면서 “난이도가 이렇게 높은 데 대해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 교육위 휴식시간에도 수능시험을 놓고 해프닝이 일어났다. 민주당의 한 의원이 교육위에 참석한 교육부 직원들 가운데 행정고시 출신 3,4명에게 복사해 온 언어영역 문제를 직접 풀어보게 했는데 모두 쩔쩔 맸다는 것.
당시 시험을 봤다는 한 직원은 “지문이 상당히 긴 난해한 문제 5,6문항을 풀었는데 돌아와서 정답을 맞춰보니 1,2문제를 틀렸다”고 털어놓았다.
입시전문가로 알려져 있는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 평가실장도 수능 당일 수험생 아들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1,2교시 시험을 마친 아들이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어머니에게 ‘나 집에 갈래’라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시험을 망쳤어요”라면서 허탈해 했다는 것.
이에 김 실장은 “다른 애들도 점수가 많이 떨어졌으니 신경 쓰지 말고 남은 시험을 잘 보라”며 다독이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대입 수험생을 둔 교육부의 대학입시 담당 국장도 “시험이 끝나고 귀가한 딸로부터 왜 이렇게 문제를 어렵게 냈느냐는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고 전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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