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화장실.창문.시계…"고객편의 우선"…불문율 깨백화점 업계에서 불문율처럼 지켜지던 고전적인 마케팅 기법인 ‘3무(無)’ 전통이 하나둘씩 깨어지고 있다. 3무 마케팅이란 백화점 매장에 1층 화장실과 벽걸이 시계, 창문을 없애 손님들을 조금이라도 오랫동안 붙잡아두려는 고차원적인 노림수.
1층에 화장실을 두지 않는 관행은 고객들을 적어도 2층 이상까지 올려보내 쇼핑 시간을 늘리려는 반(反) 생리적인 마케팅 기법에서 비롯됐고, 시계를 없앤 것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에 몰두케 하기 위한 ‘배려’였다.
매장에서 창문을 찾아볼 수 없는 까닭은 어스름 저녁에도 낮인 줄 착각하게 만들어 부담없는 쇼핑을 유도하려는 계산이었다.
현대 백화점은 지난 4월 압구정동 본점 1층 매장 통로에 화장실을 만든 데 이어 8월 문을 연 미아점에도 1층에 화장실을 설치했다. 또 1999년말 업계 최초로 벽걸이 시계를 무역점 매장에 선보인 이래 전 지점의 상행선 에스컬레이터 앞에 시계를 걸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도 1층 화장실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투명 아크릴판으로 된 10층 돔 천장과 1층 대형 통유리 출입문을 통해 고객들에게 ‘외부 사정’을 알리고 있다.
백화점관계자는 “이제는 갖은 아이디어를 동원해 고객을 잡아두기 보다는 편의와 서비스의 질로 진검승부해야 할 정도로 백화점 쇼핑 문화가 성숙해졌다”고 강조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