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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가 한자리에…지난 22~24일 서울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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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가 한자리에…지난 22~24일 서울회의

입력
2001.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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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간의 올바른 역사인식 공유를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22~24일 서울에서 열린 제1회 ‘한ㆍ일역사가회의’에 참가한 두 나라 역사학자들은 이번 행사를 한ㆍ일 역사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1945년 광복 이후 처음으로 양국 역사학계 대표들이 머리를 맞댄 이번 행사는 “일본의 식민지지배가 한국에 좋은 일을 했다”는 95년 ‘에토망언’(에토 다카미ㆍ江藤隆美 당시 총무처 장관) 이후 6년 만에 성사된 것이다.

당시 ‘에토 망언’의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김영삼 대통령과 무라야마 토미이치(村山富市)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한ㆍ일 역사연구 촉진 공동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해결책을 제안한 바 있다.

“역사문제는 역사가가 풀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무엇보다 일본측의 수세적인 태도가 걸림돌이었다.

97년 7월 제1차 한ㆍ일역사연구 촉진 공동위원회 대표자회의에서 야마모토 다다시(山本正) 일본국제교류센터 이사장은 “역사인식을 공유하기 위한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못박는 등 일본측은 극도의 거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2차례의 ‘역사포럼’과 5차례의 운영자회의, 양국 역사학자들의 끈질긴 막후 교섭 등을 통해 결국 ‘역사적인’ 한ㆍ일 역사가회의가 탄생하게 됐다.

역사가회의 조직은 양국이 모두 ‘국제역사학회’ 소속 자국 위원회를 토대로 구성했다.

차하순 서강대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은 한ㆍ일 역사가회의 한국측 위원회와 이타가키 유조(板垣雄三)도쿄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일본측 위원회는 명실상부하게 두 나라 학계를 대표하는 중진 역사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회의에 일본측에서는 중동사 연구로 명망이 높은 이타가키 교수를 비롯해 중국사의 대가 하마시타 다케시(濱下武志) 교토대 교수, 일본현대사의 사사키 류지(佐佐木隆爾) 니폰대 교수 등 17명이 참가했다.

양측은 이번 첫 만남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작업을 시도했다. 여러 분야의 역사연구 실태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했다.

주제는 ‘1945년 이후 한ㆍ일 양국에서의 역사연구 동향’. 학자들은 회의기간에 서로에 대한 무지와 정보부족에 대해 반성하기도 했다.

오 성(세종대 교수) 한국측 위원회 사무총장은 “역사학자들이 만났다는 것이 중요하다. 만나면 사귀게 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만남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타니 히로시(三谷博) 도쿄대 교수는 회의 말미에 “내년에는 한국의 일본사 연구실태와 일본의 한국사 연구현황에 대해 논의하자”고 긴급 제안하기도 했다.

제2회 한ㆍ일 역사가회의는 내년 이맘때 도쿄에서 열린다. 주제는 앞으로 논의를 통해 확정되지만 ‘근대화’라는 대주제가 테마로 제시돼 있는 상황이다.

차하순 위원장은 “앞으로 양국 역사에 대한 성의 있는 연구와 토론을 통해 궁극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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