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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2곳중 1곳은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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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2곳중 1곳은 "공사중"

입력
2001.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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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A고교(인문계) 학생들은 학교만 떠올리면 짜증이 절로 난다.이달 초 시작된 교실 증축공사가계속되면서 수업은 커녕 하루종일 소음 노이로제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중장비 등의 굉음으로 선생님의 목소리는 제대로 들리지 않고, 운동장 곳곳에 흙더미가 쌓여 체육수업을 교실에서 진행하는 웃지못할 장면까지 연출되고 있다. 김모(16ㆍ2년)양은 “봄에 증축공사를 했는데 불과 4달 만에또 공사를 시작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제 곧 고3인데 공부가 제대로 안 돼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전국의 고교들이 ‘공사판’ 몸살을 앓고 있다. 교육여건 개선사업에 따라 내년 1학기부터 ‘한반 35명’을 맞추기 위해 고교들이 이달 들어 부랴부랴 교실 증축공사를 시작하면서 상처뿐인 고교교육이 또 멍들고 있다.

공사 중인 고교는 무려 848개교(5,428개 교실). 전국의 인문 및 실업계 고교(1,957개)가운데 2곳 중 1개꼴이다.

이들 고교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는데도 곳곳이 파헤쳐지고 교실 증축이 계속돼 학생들의 불편과 수업지장은 물론, 부실 공사까지 우려되고 있다.

공기를 맞출 수 있는 고교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혹한기(영하 5도 이하)를 제외한 겨울철 공사를강행해도 내년 3월까지 교실증축을 완료할 수 없는 학교들은 컨테이너교실을 마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대전의 D고교는 최근 모자라는 교실을 대신해 임시 사용할 컨테이너 가건물을 운동장에 3~4개 쌓아놓았다. 인천의 3~4개교, 대구의 2개교도 컨테이너교실을 준비 중이다.

사정이 조금 나은 학교는 자매 중ㆍ고교의 교실을 빌리거나, 음악실 과학실 등의 특별활동실을 교실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교육 파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한 고교 교장은 “(교실증축을)내년2월까지 완공할 계획이지만 동절기 공사 제한 등으로 개학 때까지 완공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며 “내년 1학기에는 학생들이 한동안 컨테이너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교들이 고통을 겪는 것은 교육당국의 졸속정책때문이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7월 ‘교육여건 개선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2004년까지 연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가, 올 7월갑자기 장관이 대통령에게 고교는 내년 3월까지 사업을 완료하겠다고 보고한 후 교육현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장관의 과욕으로 교육부가 교육여건 개선 사업 일정을 느닷없이 앞당겼기 때문에 이런 혼란이 벌여졌다“며“초ㆍ중교 교실증축이 시작되는 내년에는 더 큰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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