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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자 싫어 / "야!남자 있으면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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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남자 싫어 / "야!남자 있으면 바꿔!"

입력
2001.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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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없냐?”모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정모(여ㆍ26)씨는이런 전화를 심심찮게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그 때마다 속이 뒤집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죠.

그나마 목소리가 어른스러운 자신은 나은 편이라나요? 함께 근무하는 여자 동료는 어린 목소리 때문에 하루가 멀다 하고 얼굴 없는 ‘반말 남성’과 전화통 너머로 싸우는 데 지쳤다고 합니다.

기자인 저 또한 편집국에서 그런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기자들이 전부 여비서를 거느리고 있는 걸로 생각을 하는 모양인지…. 개인적 분노는 차치하고라도, 이런 사람에게 제보를 받아서 무엇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논리도 통하지 않는 거대한 무식함에 직면한 느낌이었으니까요. 설령 전화통화를 하고 싶은 사람의 여비서라도해도 그렇게 대해서는 안되겠죠. 기자건 비서건 혹은 아르바이트 학생이라도 반말공격의 대상이 될 이유는 없으니까요.

여성에 대한 남자들의 전화상의 ‘반말 공격’은참 여러가지 비겁함의 집합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유린,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에 기댄 치사함, 상대를 깎음으로써 우월감을 얻는 과시욕 등….

이런 사람은 아마 여성뿐 아니라 상대가 자신보다못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누구에게나 인격적 모독을 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여비서에게 전화를 먼저 걸게 하고 상대가 있으면전화를 바꿔 받는 남성도 오만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작가가 그랬습니다. 정형화는 이해력이 빈약한 자들의 무기라고. 사람을 인종,성별, 학력 등의 틀로 정형화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개성이나 개인 능력, 사회정의 같은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단지 여성이라는 단순한 사실에 기대 처음 대한 상대에게 반말을 할 수 있다는 건 과연 어느 수준의 '이해력'일까요?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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