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개국 출연, 제작기간 1년 8개월.각본 없는 드라마로 전 지구촌을 축구열기에 휩싸이게 한 2002한일월드컵 지역예선이 26일 많은 화제를 남기고 끝을 맺었다.지난 9월2일. 전세계 축구팬은 예상치못한 점수 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유럽 지역예선 9조 1위를 달리던 독일이 잉글랜드에게 1-5로 대패, 본선 직행티켓을 사실상 포기해야 했던것이다.
유럽 예선 최대이변으로 꼽힌 이 스코어는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쳐 11월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장기념으로 열릴 예정이던 한국_독일전이취소되기에 이르렀다.
감독들은 지역예선 내내 천당과 지옥을오가야 했다. 목이 달아난 감독만 20여명.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브라질의 사령탑은 4명이나 바뀌었고, 98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3위로 이끈이란의 블라제비치 감독도 ‘수명’을 이어가지 못했다.
독일출신 크라우첸 튀니지 감독(협회와의 불화)과 마르카리안 파라과이 감독(예선 마지막 성적부진)은 본선진출을 결정짓고도 옷을 벗었다. 반대로 스웨덴 출신 에릭손 감독은 잉글랜드를 예선탈락의 위기에서 구해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중국의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각각 다른 나라 감독으로 5회 연속 본선무대를 밟는 첫 감독으로 기록됐다.
충격적인 미국 9.11 테러참사로 월드컵 지역예선에도 여진이 있었다. 10월8일 열릴 예정이던 오스트리아와 이스라엘의 유럽 7조 예선이 20여일 미뤄졌고 오스트리아의 1진급 선수들의 출전기피 사태도 벌어졌다.
26일 우루과이에 0_3으로 패해 6차례 플레이오프서 5차례 본선진출 좌절을 맛본 호주는 이번 지역예선에서 ‘기네스 북’에 오를만한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오세아니아 1조 예선 통가와의 경기서 22_0으로 승리한 데 이어 미국령 사모아를 31_0으로 대파, A매치 최다골 신기록을 연거퍼 경신했다.
슬로베니아 중국 세네갈 에콰도르 등4개국은 본선진출 신입생으로 등록됐고 브라질은 개근(17회)을 이어갔다. 공수 조율사 다비즈의 약물파동 등 악재가 겹친 네덜란드의 본선진출 좌절도 뉴스였다. 해발 3,000m에 달하는 고원지대의 홈 구장 이점을 100% 활용하며 에콰도르를 본선에 진출시킨 콜롬비아 출신 고메스 에콰도르 감독은 대표팀(20세 이하) 탈락에 불만을 품은 전 대통령 아들로부터 살해위협을 받고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일부 선수들의 간청과 많은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사령탑을 맡았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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