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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 개미는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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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잔치" 개미는 괴로워

입력
2001.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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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은 철저하게 소외된 장입니다. 외국인들만 살 판 났지, 개인들은 거의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해 스트레스만 받고 있어요.”(현대증권 장안지점 안홍태지점장) “텅 비어 있던 객장 의자가 모자라 서 있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선뜻 들어가기 보다는 상투를 우려하며 조정을 기다리는 모습들입니다.”(굿모닝증권 압구정중앙지점 정태균지점장)종합주가지수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개인들의 상대적박탈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주로 코스닥 종목에 물려 있는 개인들의 경우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 이번 급등장에서 전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조정이 오면 들어가겠다’고기다렸지만 조정없는 급등세가 이어지자 탄식을 감추지 못한다.

■개인소외감만 커져

26일 종합주가지수가 674.56포인트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자각 증권사 객장은 오랜만에 활기를 띠었다. 특히 이날 소위 대중주로 일컫는 건설업종 지수가 13.52%, 증권업종지수가 12.17%, 은행업종지수가9.57%나 상승하자 고객들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다고 잔칫집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 사실 9ㆍ11테러 직후 시장에패닉이 일면서 투매에 동참한 개인들의 경우 두달만에 지수가 200포인트나 오르자 기뻐하기 보다는 오히려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 특히 시장이 삼성전자와SK텔레콤 등 개인들은 사기 힘들고 외국인은 선호하는 지수 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임에 따라 개인들의 소외감은 더해가고 있다.

LG투자증권 영등포지점 최영남지점장은 “객장에안 보이던 고객들이 보이고 신규 자금도 들어오고 있지만 시장이 외국인들만의 잔치여서 개인들의 허탈감은 더 큰 편”이라며 “대중주가상승한 것도 사실 수익이 생긴 것이 아니라 손해가 조금 줄어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코스닥,상승종목보다 하락종목 많아

특히 이날 개인비중이 95%인 코스닥 시장은 상승종목(280개)보다 하락종목(364개)이 더 많아 개인들의 박탈감이 더욱 컸다.현대증권 목동지점 한규봉지점장은 "연중 최고치를 하루만에 갈아 치웠지만 축제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오히려 지수는 오르는데 개인들이 많이 갖고 있는 코스닥 개별종목들은 떨어져 울상인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회복 신호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수가 오르자 조정을 예상해 풋 옵션을 대거 사들인 개인들은 더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지수가 예상과는 달리 한차례의 조정도 없이 급등함에 따라 지수가 떨어져야 값이 오르는 풋 옵션은 사실상 깡통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개인들은 지금 '사자니 너무 올랐고 안 사자니 막차를 놓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며 "그러나 개인들이 갖고 있던 주식을 버리고 주도주에 올라타겠다고 덤빌 경우 단기 상투가 형성될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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