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 끝에 북부 동맹이 25일 장악한탈레반의 전략요충지 쿤두즈는 지난 2주간 미군의 맹폭격 등으로 시가지 전체가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하나바드에서 쿤두즈에 이르는 도로는 폭격으로망신창이가 되어 있고, 탈레반군이 급히 달아나면서 버린 이동발전기와 불탄 지프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날 라시드 도스탐 장군 휘하의 선발대2,500명이 탱크와 트럭을 앞세우고 입성할 당시 쿤두즈의 시가지에는민간인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텅텅 비어 있었다.
미처 달아나지 못한 탈레반과 외국 용병 1,000명만이 백기를 들고 북부동맹측에 다가왔다.쿤두즈 동쪽에서 진입한 모하마드 다우드 칸 사령관은 “쿤두즈의 모든 지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복을 거부하고 쿤두즈 서쪽10㎞ 지점의 차르다르로 도주하던 외국 용병 및 강경 탈레반과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앞서 이날 오전 다우드 칸 사령관 휘하의 병력5,000여명이 반지에서 쿤두즈 동쪽 20㎞ 지점인 하나바드로 진입할 때에도 결사항전을 외치던 탈레반과 1시간여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잇따른항복으로 전선이 쉽게 무너지자 북부 동맹 병사들은 “가자, 쿤두즈로”라고 외치며 의기양양하게 쿤두즈로 진입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저녁 쿤두즈가 함락됐다는 소식이외부로 전해지자 마을을 떠났던 주민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도로변에서는 행상인이 과일과 대추야자 등을 팔기 시작했고, 농민들이 북부동맹 병사들과 삼삼오오 어울려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쿤두즈 공항에서는 미군 헬기들이 착륙하기시작했다. 북부 동맹 아티쿨라 바야라이 장군은 “파키스탄 공군기가 쿤두즈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려다 우리를 발견하고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파키스탄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 공군기 4대가 이미 쿤두즈에서 자국 민병대들을 철수시켰다”고 주장했다.
쿤두즈 상황은 현재까지는 대체로 평온한편이지만 마자르-이-샤리프에서처럼 외국 용병에 대한 대량 학살이 자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더구나 쿤두즈동서지역을 타지크 출신의 다우드 칸 장군과 우즈벡 출신 라시드 도스탐 장군이 경쟁적으로 장악하고 있어 내부 갈등이 재연될 조짐도 없지않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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