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은 다 줄여도 연구개발(R&D)투자비용은 깎지 말라.’기업들의 투자마인드가 바뀌고 있다. 전반적 설비투자 축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미래핵심부문과 관련된 R&D투자는 확대한다는 것이 국내 기업들의 내년도 경영구상이다.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 구본무(具本茂)LG회장 등 총수들도 경기부침과 관계없이 R&D 투자에는 돈을 아끼지 말 것을 지시했다.
삼성은 내년도 총 투자규모를 내부 유보액의 80%로 제한, 투자규모가 올해 6조원을 밑돌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의 4조5,000억원 수준에서 내년엔 3조원대로 투자규모를 30% 이상 축소키로 했다.
하지만 전체 매출액의 6%로 정한 R&D 투자원칙은 그대로 유지, 차세대 개인정보단말기(PDA)용 복합칩과 홈네트워크 등 첨단분야에 대해선 공격적 투자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 전자부문 R&D에 당초 계획보다 22% 늘어난 1조4천억원을 투자한 LG는 내년 투자규모를 1조7,000억원으로 높였다. 이 중 절반 이상인 8,500억원을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LG화학 역시 R&D 투자규모를 올해 1,15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소폭 상향조정했다.
SK의 경우 내년 설비투자총액은 올해와 비슷한 4조원을 유지할 방침. 하지만 R&D 투자는 금년대비 25% 늘어난 5,000억원으로 책정해 생명과학과 신소재, 모바일 비즈니스 분야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설비투자와 연구개발비 규모를 올해와 비슷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정했다. 내년 경기전망이 불투명하기는 하지만 환경친화차량 및 뉴EF 쏘나타 후속모델개발, 자동차 신기술개발 등에는 결코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코오롱그룹의 ㈜코오롱도 내년도 투자비를 예년 수준인 800~900억원으로 유지하되 이중 600억원을 자동차소재와 산업자재필름 등 핵심역량에 집중투자하고, 매출액의 2~3%는 R&D 투자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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