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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동문건설 경재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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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동문건설 경재용 회장

입력
200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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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70%, 기술30%.’동문아파트 건설현장 곳곳에 내걸린 건설 ‘좌우명’이다. 좋은 아파트를 짓는 바탕은 첨단을 다투는 시공능력보다 ‘내집을 짓는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온다는 경재용(慶在勇ㆍ50) 동문건설 회장의 경영철학이 묻어 있다.

경 회장의 ‘정성’은 서민에 집중돼 있다. 그는 ‘서민주택의 전도사’로 통한다. 20~30평대의 중소형 아파트만 고집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올 해 분양물량 6,300여가구의 97%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대부분 건설업체들이 더 많은 마진을 남기기 위해 대형ㆍ고급화에 치중한 것과는 달리 경 회장은 저가ㆍ실속화에 주력, 미분양사태 속에서도 ‘분양률 100%’의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가격은 10% 더 싸게,품질은 10% 더 높게.’ 동문아파트의 성공 비결은 무엇보다 낮은 분양가에서 출발하고 있다.

경 회장은 “아이들 노는 방에 실크벽지를 바르고 외제 수도꼭지를 단다고 해서 좋은 집입니까”라고 반문한다. 건설업체들이 무조건 최고급 마감재로 치장해 분양가를 턱없이 올려놓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다.

“40~50평형대야 집을 늘리려는 사람들이겠지만 20~30평형대는 내집 장만의 꿈이 절실한 서민들입니다.” 경 회장은 “한푼의 돈이라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실속있는 마감재로 분양가를 낮춰 서민들에게 쓸모있고 값싼 집을 제공하는 것이 동문아파트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입주자들이 마감재를 선택하면 분양가를 낮춰주는 업계 최초의 ‘마이너스 옵션제’도 경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경 회장의 남다른 애착은 몸에 밴 서민의식에서 출발하고있다. 한해 매출액 4,000억원 정도를 다루는 중견건설업계 CEO지만 집무실은 3평 남짓하다. 아직도 소주에 삼겹살만을 찾는 경 회장을 두고 직원들은 ‘짠돌이 회장’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1984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동문건설을 창업한 이래 한번도 곁눈질을 하지 않았다. 이른바 ‘드릴링(Drilling) 시스템’으로 불리는 외길 경영이다. 드릴로 한 구멍을 파듯 직원들이 한 보직에서 근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경 회장 자신이 집짓는 일에 관한한 전문가다. 전기공 출신인 그는 설계도면만 보고서도 인테리어와 단지 배치의 허점을 정확하게 집어내 설계사와 임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의 전문성은 현장에서 나온다.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새벽이든 저녁이든 수시로 ‘공사판’을 챙기는 그의 현장중심의 경영스타일 때문이다. 경 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현장 중 하나는 ‘ 모델하우스’다. 그는 여기에서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경영전략을 짠다.

처음으로 내집마련에 나선 고객들의 애환도 귀담아 듣는다. 모델하우스에서 집값이 모자라 애 태우던 한 입주자의 딱한 사연을 듣고 선뜻 사재를 턴 일은 유명한 일화다.

최근 경 회장의 사무실에는 잔칫떡이 배달됐다. 두해 전 32평형 아파트를 9,000만원대에 분양,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파주 운정지구 계약자들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보낸 감사의 떡이다. 입주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건설업체 CEO에게 떡을 보낸 것은 처음 있는 일.

“대형아파트 주민들이 커피 한잔 대접할 일을 중소형아파트 주민들은 잔칫상을 차려주면서 고마워한다”는 경 회장은 “입주자의 집들이에 초청받았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동문건설은 어떤회사

동문건설은 20~30평대 중소형 아파트를 전문적으로 건설, 공급하는 중견 건설업체로 주로 경기 파주와 일산 등 수도권 서북부 일대의 지역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싸고 튼튼한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건설철학으로 외환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1998~99년 6,000여가구를 100% 분양하는 데 성공, 화제가 됐다.

올해 계획이 잡혀 있는 분양가구 수는 6,300가구로 웬만한 대형 건설사보다 많은 물량이다. 매출도 6,500억원으로 지난 해 2,123억원에 비해 3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비율도 190%로 건설회사치고는 탄탄한 편.

대표 이사를 포함, 190여명에 이르는 전 임직원이 40대 이하인 젊은 회사로 주택전문, 현장중시, 인력관리, 품질과의 무한경쟁이라는 4대 경영원칙 아래 ‘주택 외길’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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