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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서울은행FA컵 / 대전 창단 5년만체 첫우승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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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서울은행FA컵 / 대전 창단 5년만체 첫우승 감격

입력
200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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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티즌이 창단 5년만에 처음으로 국내대회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최하위에 그쳤던 대전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1 서울은행 축구협회(FA)컵 결승서 후반 8분 김은중의 결승골로 포항 스틸러스를 1_0으로 제압, FA컵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96년 창설된 FA컵서 한 번도 2회전을 통과하지 못해온 대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승상금 1억원과 함께 내년 출범하는 아시아 수퍼리그 참가자격을 획득했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회 결승에 진출한 대전은 김은중 성한수 이관우 등 부상중인 주전들을 대거 투입, 총공세를 펼쳤다. 경기 전 “전반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도록 주력하겠다”는 이태호 감독의 주문과 달리 대전은 전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로 포항의 문전을 거세게 위협했다. 대전은 주전골키퍼 최은성이 전반14분께 박태하와 공중볼을 다투다 충돌, 구급차에 실려나가는 큰 부상을 당해 한 때 위기를 맞았지만 교체 투입된 이승준의 선방으로 전반을 무실점으로 끝냈다.

대전은 후반 8분만에 공오균-김은중의 ‘K-K라인’으로 승부를 갈랐다. 공오균의 절묘한 땅볼패스로 김병지와 1대1 찬스를 맞은 김은중이 오른발 슛으로 철통 같던 포항의 골문을 열었다. FA컵 초대 우승이후 5년만에 대회 정상을 노리던 포항은 실점 이후 대반격에 나섰지만 이동국이 2차례나 1대1 찬스를 무산시켰고 후반 교체투입된 코난이 골대를 맞히는 등 잇딴 불운으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날 결승골로 최성국(고려대)과 함께 득점상(4골)을 차지한 대전의 김은중은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MVP 김은중

후반8분. 국내 최고의 골키퍼 김병지와 1대1로 맞선 김은중의 왼쪽 눈에는 그저 골대의 형상만 희미하게 비칠 뿐이었다. 하지만 그에겐 글씨가 아예 안보이는 왼쪽 눈 대신 칼날 같은 오른발이 있었다. 왼쪽 눈을 잠시 찡그리고 오른쪽 눈으로 골문 안의 공을 확인한 순간 김은중은 팀의 우승을 예감한 듯 포효했다.

“공이 세게 올 때는 어디에 있는지 감이 안 잡혀요. 헤딩슛은 엄두도 못냈고 툭하면 헛발질을 했습니다.” 동북중 3학년 때 왼쪽 눈을 크게 다친 김은중은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나 골문이 보일만큼 시력이 나쁘다. 사람의 형체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탓에 최대한 몸싸움을 피해야 한다. 몸싸움에 약하다는 이유로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할 때면 더욱 이를 악물었다.

대신 그는 ‘축구는 발로 승부를 낸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FA컵 4경기 연속골로 팀의 첫 우승을 이끌고 득점상과 MVP를 함께 거머쥔 그는 “생애 최고의 날”이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내년 시즌 목표라는 김은중. 경기가 끝난 뒤 그는 오른쪽 눈이 흐릿한 이태호 감독을 한 동안 마주보며 서로 눈시울을 붉혔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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