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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회생 "준비 끝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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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회생 "준비 끝났지만.."

입력
200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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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각적 포석은 끝났다.이제 선택은 반도체 가격과 경쟁사에 달렸다.’생사의 기로에 섰던 하이닉스반도체가 구조조정특별위원회 출범과 출자전환 등 채무재조정 완료(12월7일)로 본격 회생의 길에 접어들었다.채권단은 “적어도 1년간은 버틸수 있는 자금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자신한다.하이닉스와 채권단은 독자생존이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해 경쟁사와의 합병, 설비의 중국 매각, 전략적 제휴 등 다각도의 포석을깔아놓고 업계 주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하이닉스와 채권단이 지나치게 ‘장밋빛 환상’에 젖어있는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합병은 최선의 대안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25일 “하이닉스를 살린다는의지를 확인한 이상 경쟁사들이 더 이상 물량 공세를 펴며 ‘하이닉스 죽이기’를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경쟁사 주주들이 승산없는 게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자전환 등 하이닉스 지원이 경쟁사와의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하이닉스와 채권단이 합병 1순위로 꼽고 있는 곳은 반도체 업계 4위 독일의 인피니온.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사업 보완의 효과는 가장 크며 설사 인피니온과 도시바가 합병하더라도 추가 합병의 여지는 여전하다는 것이 채권단측 설명이다.

모기업인 지멘스를 통한자금 지원,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이크론(2위)의 경우 자금력은 풍부하지만 하이닉스에적대적인 태도가 강하고, 삼성전자(1위)는 “하이닉스는 회생이 불가능한기업”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설비 매각은 합병을 위한 카드(?)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중국에 하이닉스 공장설비를 매각하는 것과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배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이뤄지기는 무리”라며 “중국 설비 매각 설이 나오자 경쟁사들이 바짝 긴장하고있다”고 말했다. 결국 하이닉스는중국 설비 매각을 합병을 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합병에 실패할 경우 설비 매각이 이뤄지겠지만 굳이 매각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합병이 중국 설비 매각을 위한 협상 카드라는 설도 제기된다.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기술력이나 자금력을 감안할 때 하이닉스의 합병 가능성은무척 희박하다”며 “중국과의 반도체 생산라인 매각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합병설을 퍼뜨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하이닉스나 채권단은 이같은 시나리오와 무관하게 반도체 가격이 내년에 급등해 독자생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적어도 반도체 D램64메가 환산평균가격이 3달러 이상으로 올라줘야 추가 지원없이 독자생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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