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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을 이기자] (5)골다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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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을 이기자] (5)골다공증

입력
200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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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사가 한국성인병예방협회(회장 허갑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과ㆍ대통령 주치의)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성인병을 이기자-전문가 좌담'의 다섯 번째 주제는 폐경 후 여성의 50% 정도가 발생하는 골다공증이다.좌담회에 참석한 전문의들은 “ 골다공증은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골절이 일어난 후에야 발견되기 때문에 ‘조용한 도둑놈’이라고 불린다”며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골다공증은 폐경기의 중년 여성만 걸리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요즘은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젊은 여성도 많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참석자▼

정재윤 전남대 의대 정형외과교수

임용택 가톨릭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임승길 연세대 의대 내분비내과 교수

조남한 아주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골다공증이란

골다공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뼈가 얇아지고 약해지는 현상으로, 폐경, 노화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내분비 질환이나 난소절제술, 스테로이드, 항간질제, 항응고제 등 약물복용으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를 2차성(속발성)골다공증이라고 하고, 원인 불명인 경우는 1차성(원발성) 골다공증이라고 한다.

1차성 골다공증은 다시 폐경 후부터 70세 이전에 발병하는 제1형, 70세 이후 발병하는 제2형으로 분류된다.

제1형은 에스트로겐 부족이 원인인 반면 제2형은 노화로 인해 신장에서 활성비타민이 원활하게 생성되지 않거나 칼슘 섭취 부족, 장에서의 칼슘 흡수저하, 이에 따른 부갑상선 호르몬 분비 증가 등이 원인이다.

-우리나라에서 골다공증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1970년대 후반부터였습니다.

50세 이상의 여성 절반 정도가이 질환에 걸리지요. 우리나라 골다공증 환자는 250만 명 정도로 추산되며,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환자는 매년 5만 명이 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령 인구가 증가하고 운동량이 부족해지면서 골다공증 환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지요.

-남녀 모두 골다공증에 걸리지만 특히 여성들은 남자보다 이른 나이에 발병하고 걸릴 확률도 더 높습니다.

여성골다공증 환자는 남성보다 6배나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담배, 술, 운동부족 등 각종 위험인자로 인해 남성 발병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여성이 골다공증이 많은 것은 남성보다 수명이 길고 골량이 적은 게 원인이라고 보입니다.

그러나 여성 골다공증의 가장 큰 원인은 폐경 후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산이 급격히 감소되고 이로 인해 뼈 손실이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또 여성이 남성보다 운동을 적게 하는 것도 한 원인이지요.

-여성들은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결핍돼 8~10년 동안 골량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평생 골 손실량의 3분의1 정도가 이 때 없어지지요. 에스트로겐은 골 흡수(손실)를 막는 중요한 작용을 하는데 이 호르몬 감소로 골 흡수가 급격히 진행되면 골 형성 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해 결과적으로 골량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요즘은 무리한 다이어트 때문에 젊은 여성에게서도 골다공증이 많이 나타납니다.

또 지금 당장 걸리지 않더라도 젊었을 때 다이어트 등으로 골량을 늘리지 못하면 폐경기에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운동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청소년기에는 운동을 많이 해야 하는데 학교 체육시간마저도 공부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운동을 적게 하는 청소년들이 성장해 어른이 되면 골다공증이 국민적인 병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골다공증에 걸리지 않으려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골다공증은 초기에는 대체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척추에 압박골절이 생기며 등이 굽고, 젊었을 때에 비해 키가 너무 많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대부분 넘어져 부러지기 전까지는 거의 알 수 없어 ‘소리 없는 도둑’이나 ‘소리없이 찾아오는 죽음의 그림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척추가 압박을 받으면 처음에는 뼈가 납작해지면서 심한 허리 통증이 생기고, 결국 키가 줄어들거나 척추에 변형이 생겨서 등이 굽게 됩니다.

‘꼬부랑 할머니’의 모습이 전형적인 골다공증 환자라고 볼 수 있지요.

-골다공증에 의해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부위는 손목, 허리, 엉덩이(대퇴부) 뼈입니다.

미끄러지면서 손목을 짚어 생기는 손목 골절은 45세 이후 쉽게 발생하지요. 손목 골절을 경험한 사람은 10년 후 엉덩이 골절을 겪을 확률이 아닌 사람보다 10배나 높습니다.

50세 이후 주로 발생하는 허리뼈(척추) 골절은 키가 줄고 아랫배가 나오며 허리가 굽으므로 체형이 어떻게 변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엉덩이뼈 골절은 65세를 넘으면서 일어나는데 20% 정도는 1년 이내 사망하고 50%는 여생을 장애인으로 보내야 할 정도여서 삶의 질저하는 말할 것도 없고 생명도 위협 받게 되지요.

-‘나이 들어 골절로 눕게 되면 선산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골절을 당해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곧바로 요석증, 담석증 등의 질환이 찾아오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고령의 골다공증 환자가 골절이 되면 곧바로 수술을 하거나 깁스를 해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뼈의 무기질이 30~40% 이상 손실된후 X선 촬영으로 진단이 가능하지요. 그러나 최근에는 골밀도 측정 방법, 컴퓨터 단층 촬영 등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돼 예방도 가능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골밀도가 성인 골량의 평균값보다 1~2.5 부족한 경우를 골감소증이라고 하며, 2.5 이상 부족하면 골다공증이라고 합니다.

-골다공증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골밀도 검사입니다.

간단하게 X선이나 초음파 골밀도 측정기를 이용해 측정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 골밀도 측정기로 혈액과 소변에서 뼈가 빠져나가는 속도, 즉 골교체율(골소실률과 골생성률)을 측정해 보면 앞으로 골다공증이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 예측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요.

골밀도가 평균의 80% 이하이면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1~2년에 한 번씩 골밀도 검사를 해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지요.

-성인이 되어 가벼운 외상으로 뼈가 부러진 경험이 있거나 가족 중 골다공증 진단을 받은 여성이 있는 경우, 장기간 스테로이드계 약물을 복용한 경우,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는 경우 등이 위험합니다.

또 월경이 장기간 없었던 경험이 있거나 임신이 아닌데도 6개월 이상 월경이 중단된 경우, 폐경기 이전에 난소를 제거하는 자궁 절제 수술을 받고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을 실시하지 않은 경우, 칼슘이나 비타민D의 섭취가 적은 사람, 커피ㆍ담배를 많이 하거나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 등은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중요합니다.

하루 칼슘 섭취 권장량은 폐경 전 여성은 1,000㎎, 폐경 후 여성은1,500㎎입니다. 권장량에 모자라게 섭취하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지요.

우리나라처럼 추운 나라에서는 햇빛을 쬐는 양이 부족해 체내 비타민D 생성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만큼 골다공증에 걸릴 확률이 큽니다.

-칼슘은 계속적으로 몸에서 빠져 나가기 때문에 음식물을 통한 지속적인 칼슘 섭취가 아주 중요하지요.

우유, 치즈,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류, 간, 달걀과 등푸른 생선 등은 칼슘과 비타민D를 많이 함유하고 있지만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달걀 노른자와 간에는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많으므로 섭취 시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식사의 주재료인 녹색 채소 속에도 칼슘이 많지만 이러한 식물성 칼슘은 몸에 흡수되기 어렵습니다.

그 외에 칼슘이 풍부한 음식물로는 굴과 조개, 멸치 등이 있습니다. 두부에도 칼슘이 아주 풍부합니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소금과 함께 칼슘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와 커피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지요. 과음도 칼슘대사에 영향을 줍니다.

극심한 다이어트와 흡연도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지요. 장기간 제산제를 복용하면 칼슘배설이 늘어나고 간질약은 간에서 칼슘대사를 방해하니 특히 복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걷기와 조깅, 자전기 타기, 등산 등도 골다공증 예방에 좋습니다.

이 같은 운동을 열심히 하면 뼈뿐만 아니라 심장이나 폐에도 좋습니다. 특히 나이 많은 고령층에게는 걷기 운동이 가장 좋지요.

하루에 5~6㎞ 정도 걷기 운동을 하거나 4시간 정도 천천히 걷는 운동(등산, 골프)이 좋습니다.

햇빛을 쬐면서 운동하는 것은 근육을 강화하고 비타민D의 합성을 활성화해 뼈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지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심한 골다공증이거나 고령일 때에는 되도록 뼈를 다치지 않는 것이 가장 실질적인 예방법이지요. 우리나라 60세 이상 건강한 노인의 30% 정도가 1년에 한번 정도 낙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낙상 위험이 있을 때에는 시력과 청력을 교정해야 합니다. 어지럽거나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에는 지팡이(미끄러지지 않도록 끝에 고무 패킹이 달려있는 것이 좋다)나 보행기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잘 미끄러지지 않는 낮은 굽의 신발을 신어야 합니다. 집안 조명도 밝게 하는 게 좋습니다.

어두워서 넘어지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거든요. 걸레질한 후 다시 마른걸레를 사용해 바닥의 물기를 제거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요통의 70% 정도는 잘못된 자세가 원인이기 때문에 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요.

-입시에서 체력장을 없앤 후부터 청소년 디스크 환자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체력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봅니다.

또한 저지방 우유나 요구르트 먹기 운동 등을 펼쳐 유제품 먹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골다공증 치료제로는 골량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는 골흡수 억제제와 뼈를 만들어 주는 골형성제 두 가지 종류가있는데, 대부분 골흡수 억제제를 사용합니다.

이런 치료제보다 칼슘과 비타민D를 꾸준히, 그리고 많이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복합 비타민을 복용하면 골형성을 도와주는 비타민B6, C, D 및 K는 물론 미량 원소들도 함께 얻을 수 있어서 예방 및 치료에 크게 효과를 볼 수 있지요.

-임상에서는 일차적으로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을 시행합니다.

유방암이나 질 출혈에 대한 우려 없이 쓸 수 있는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제로는 랄록시펜 등이 있습니다.

골다공증이 심할 경우에는 포사맥스, 마빌 등을 사용하기도 하지요.

후원: 한국화이자제약

/사회=송영주차장yjsong@hk.co.kr

정리=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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