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스게임에서 그 누구도 스킨을 한 개조차 따내지 못한 경우가 있었던가. 그런 점에서 이번 대회 방식은 훌륭하다. 요행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타이거 우즈), “마지막 18번홀에 총상금이 모두 넘겨질 가능성이 70~80%이다.”(그렉 노먼), “골프팬들 입장에서는 더 나은 방식이다. 내일 경기는 더욱 흥미로울 것이다.”(콜린 몽고메리)새로운 룰이 2001 스킨스게임(총상금 100만달러) 첫날 9개홀에서 아무도 스킨을 차지하지 못하게 만든 이변을 가져왔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의 랜드마크GC(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우즈(미국) 몽고메리(스코틀랜드) 노먼(호주)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 등 4명의 출전자는 초반부터 서로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치면서 단 한 개홀의 스킨도 상대방에게 허용하지 않았다.
대회 19년 역사상 처음있는 일로 올해부터 한 홀의 승자는 다음 홀을 연달아 이기거나 최소한 비겨야 전 홀에서 따낸 스킨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새 규정 때문이다. 종전 규정대로라면 지난 대회 우승자 몽고메리가 7만5,000달러, 우즈와 노먼이 각 2만5,000달러씩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출전자들은 첫 날을 빈손으로 보냈음에도 이구동성으로 “새 규정이 좋다”며 흥미를 보였다.
첫 기회는 우즈가 잡았다. 4년만에 출전한 우즈는 2만5,000달러가 걸린 1번홀(파4)에서 3㎙ 버디퍼팅으로 승자가 됐다. 그러나 2번홀(파4)에서는 파에 그쳐 60㎝ 버디퍼팅을 놓치지 않은 노먼에게 발목을 잡혔다. 노먼 역시 3번홀(파3)에서 몽고메리가 3.3㎙짜리 버디퍼팅을 넣어 무효가 됐다. 10만달러로 불어난 4번홀(파5)에서 파로 끝낸 몽고메리도 파르네빅과 우즈의 버디에 막혀 스킨을 얻지 못했다. 몽고메리는 5번홀(파3)에서 6.3㎙ 롱 버디퍼팅을 컵에 떨구어 다시 기회를 잡았다.
15만달러의 스킨이 쌓인 파5의 6번홀(569야드). 몽고메리는 드라이버 티샷이 우즈보다 7야드가 더 나가는 등 출발이 좋았다. “타이거보다 7야드가 더 나가보기는 처음”이라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욕심 탓인지 안전한 아이언 대신 3번우드로 때린 세컨드샷은 그린 전방 70야드의 벙커에 빠졌고 벙커샷마저 그린을 지나 덤불로 들어가는 바람에 보기로 마무리, 거금을 허공에 날려버렸다.
이로써 전반 9홀의 30만달러는 후반으로 이월됐고 26일 계속될 후반 첫 홀인 10번홀의 스킨은 35만달러가 됐다. 현지에서는 “새 규정이 총상금 모두를 18번홀로 내몰지도 모른다는 당초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아주 크다”며 전대미문의 ‘100만달러짜리 한 홀 승부’에 대한 흥분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이날 우즈는 버디 3개로 33타의 가장 좋은 스코어를 냈고 몽고메리가 35타, 노먼과 파르네빅이 36타를 각각 기록했다.
남재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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