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의 회사원 K씨. 4~5년 전부터 겨울만 되면 괴롭다.허벅지 부위부터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견딜 수 없이 가렵기 때문이다. 참지 못한 나머지 심하게 긁다 보니 피까지 난다. 긁지 않으려고 참아도 잠자는 도중에 절로 손이 간다.
겨울철의 대표적 피부 질환인 피부건조증 때문이다. 조금만 신경 쓰면 예방이 가능하지만 그대로 놔 두면 습진등으로 악화해 고생한다.
▼추워지면 왜 가려워지나
날씨가 추워지면 피부의 신진대사가 약해져 피부지방샘이 위축돼 수분을 머금을 수 없게 된다.
땀샘도 위축돼 물기가 몸 안에서 살갗으로 가지 않아 푸석푸석해진다. 더욱이 피부 각질층은 건조한 외부 공기에 수분을 빼앗아가기 쉽다.
또한 계절적으로도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습도가 낮거나, 뜨거운 물에 자주 목욕하고 비누를 과도하게 사용해도 피부건조증이 악화한다.
술 마신 다음에 가려운 것은 간의 이상보다는 알코올 성분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다.
증상은 K씨처럼 허벅지, 종아리 등 다리나 팔 부위 등에 나타나다가 점점 온몸으로 퍼지게 된다. 또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작은 흰 비늘 같은 각질이 일어난다. 이런 피부를 심하게 긁거나 섣불리 연고를 계속 바르면 오히려 염증이 생기거나 만성이 돼 증상이 악화한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내 습도를 올려주고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를 통한 수분 손실을 막는 게중요하다.
실내 습도는 최소 4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가습기를 틀어놓거나 실내에 화초 키우기, 세탁물 널기, 그릇에 물 떠놓기 등의 방법이 좋다.
하루에 물을 8컵 정도 마시는 것도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좋다.
겨울철에는 특히 목욕을 자주 장시간 하거나 비누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샤워는 하루 1회, 탕욕은 1주 1회가 바람직하다. 물의 온도는 뜨겁지 않고 약간 따뜻함을 느낄 수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비누도 건조증이 있는 부위를 피하고 필요한 부위에만 문지른다. 몸에 습기를 주기 위해 목욕 후 바디로션을 발라주는 게 좋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김일환 교수는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 주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과 실내 습도 유지도 중요하지만, 미지근한 물에 15~20분 정도 몸을 담가도 청결, 냉각 등의 효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림피부과 이호균 원장은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해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을 충족시키는 것도 건강한 피부를 위한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가치료나 만성화로 환자 고통이 심할 때는 증상에 따라 병원에서 처방받은 항히스타민제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연고를 바르면 가려움증을 없앨 수 있다.
그러나 손쉽게 얻을 수 있다고 약국에서 무작정 연고를 사 바르는 것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피부상태를 진단 받아야 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