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생활의 질서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이러한 시간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면 천체의 위치와 운행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다소 복잡하다.그래서 우리는 시간에 대해 말할 때 모호하게 표현하거나 본래의 의미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흔히 있다. 한 예로 오정(午正)과 낮 12시도 그렇다.
우선 시간을 정의할 때 자주 사용하고 꼭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자오선과 남중(南中)이라는 용어다.
이에 대해서는 10월 7일자 본란에서 지구의 자전주기와 하루의 길이에 대해 소개할 때 설명한 바가 있다.
태양은 하루에 한 번씩 어김없이 남중하게 된다.
태양이 남중할 때 태양은 정남향에 오게되는데 이 때의 시각을 오정(午正) 또는 정오(正午)라 한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해시계로 오정을 쉽게 알았다. 그리고 이시각 전후의 약 2시간을 오시(午時)라고 정하여 사용했다. 즉 오시의 꼭 가운데가 오정인 셈이다.
그런데 태양이 남중한 후 다시 남중하기까지의 간격은 정확하게 24시간이 아니다.
지구의 공전이 타원운동을 하고 있고 지구 자전축이 경사각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남중시각의 간격은 24시간보다 35초 정도 길거나 짧아진다.
만일 남중시각을 낮 12시로 사용하기 위해 하루의 길이를 다르게 사용한다면 시간 사용에 큰 혼란이 오게될 것이다.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1년간의 길이를 평균해 하루의 길이를 같게 정하여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시간을 우리는 평균태양시라고 하고, 이시간이 정확하게 24시간이 되는셈이다.
하루의 길이를 평균태양시의 24시간으로 사용하면 아무리 오정의 시각을 낮 12시로 정해 놓아도 매일 매일 약간씩 어긋나게 된다.
1년 동안 두 시각의 간격을 비교해 보면 오정의 시각이 낮 12시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들락거린다.
이 시간간격을 우리는 균시차(均時差)라 한다. 균시차의 값은 최대 15분 정도까지 차이가 난다.
그래서 정오의 시각을 평균태양시의 시각으로 환산하거나,또는 평균태양시의 시각을 이용하여 정확한 태양의 남중시각을 구할 때그 날의 균시차값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오정과 낮 12시는 엄밀하게 보면 같은 시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선조들이 사용하던 오시(午時)도 지금 시각으로 정확하게 오전 11시와 오후1시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있다.
/서울교대 과학교육학과 yblee@ns.seoul-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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