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김삼영씨는 본보가 ‘김은성 국정원 2차장, 부하직원 동원해 전MCI코리아 회장 김재환씨 폭행’ 등을 특종보도하기 전인 11월4일부터 최근까지 수십 차례에 걸친 전화 및 대면 인터뷰에 응했다.인터뷰 내용은 A4용지 10여장이 넘는 분량으로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 있다.
본보는 그 동안 김씨의 입장을 고려, 인터뷰 내용을 익명처리해 극히 일부만을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김씨가 모 주간지 기자와 인터뷰, 본보의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함에 따라 더 이상 취재원 보호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 상세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키로했다.
김씨는 인터뷰 과정에서 ‘오프 더 레코드’를 요청하지 않았다.
/편집자 주
-진 게이트에 대해 물어보러 왔는데 억울해 하고 있다고 들었다.(4일 오전ㆍ오후)
“작년 11월2일 내가 검찰에 들어갔을 때 모 일간지에 당시 김은성 국정원 2차장을 거론하는 기사가나가자 국정원과 검찰이 사건 확대를 막기 위해 나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김 차장 딸과 진승현씨와의 혼담이 있었다는데
"혼사 문제 그런 것 없었다. 김재환이가 진에게 김은성을 소개시켜줬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반대다. 김은성이가 김재환을 진승현에게 방패막이로 소개시켜줬다. 김은성은 사건의 핵심 인물중 하나다. 더 이상 자세하게는 말 못한다."
-김재환씨가 김은성 차장 등 국정원 직원에게 폭행 당하는 불미스런 일이 있었다는데.
"몇 달 됐다. 원래 잘 알고 지내던 김재환씨와 나는 진승현 사건 이후 서먹서먹해졌다. 그런데김재환이가 출소(1월19일) 직후 전화로 연락해왔다.
‘신변위협을 받고 있다. 도와달라’며 전후사정을 얘기하고 같이 가자고 해 (폭행현장에)가게됐다. 김재환이는 (나에게 얘기하기 전)국정원 직원들에게 2,3차례 불편한 일을 당했다. 나는 김재환에게 약속장소에서 어떤 위치에 어떻게 앉아있으라고 말해줬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김재환이가 없어 ‘아차, 큰일났다’싶어 여기저기 찾는데 국정원 직원이 ‘혹시 김재환씨 때문에 온 것 아니냐’며‘그 사람은 그렇게 당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내가 ‘그 사람 잘 아는데 그럴 사람이 아니다. 못 믿겠다’고 하자 그가 ‘그러면 함께가자’고 해 현장에 갔다. 그 자리에서 김재환이는 불편한 일을 당했다. 거기에는 상당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었다.”
-김 차장이 현장지휘한 것 아닌가.
“(묵묵부답이 이어진 후)분명한 것은 김재환이는 예전에 자기가 데리고 있던 부하에게서 오히려 자신에게 부탁해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한테 린치를 당한 것이다. 폭행 건에 대해 국정원 감찰실에서 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
근데 문제는 폭행 배경까지 조사가흘러갈 것 같자 김은성이가 개입해 감찰실장과 직원들이 정기인사 때 좌천됐다.”
-김재환씨를 몇번 만났는데 입을 다물고 있더라.
"한국일보 기자가 (김재환씨)집에 자주 찾아간다는 이야기를 (김씨로부터)들었다. 김재환이는아주 소심해 입을 절대 안 연다.
방법은 일요일에 교회로 찾아가 오전11시 예배 후 교회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만나서 이야기 해줄 거다. 장로라서 교회에 기자들이 찾아오는 것을 겁낸다."
-도대체 김재환을 폭행한 이유는 뭔가.
"김재환과 내가 입을 열면 나라가 뒤집힐 정도로 복잡해진다.“
-김 차장은 왜 나섰나. 정치자금과 관련된 일인가.
“자기(김 전 차장)가 관련된 일 때문이다. 딱 부러지게 말할 순 없지만 사적인 일에 공적 조직을동원했다.”
-폭행 당시 당신 하고 김 차장, 정성홍 국정원 과장, 김재환씨가 있지 않았냐.(10일 오전)
"5명이 있었어. 지난 일인데 들춰서 뭐해. 그만하자."
-폭행 배경이 뭐냐. 아는 대로만 말해달라.(11일 오후)
"김재환이를 마구 때렸지. 갔다 와서 소주 한잔 하며 이야기 하자. 나도 공직생활을 했는데맨 정신으로 어떻게 고자질 하듯 다 이야기하나."
-당신이 없는 동안 기사화할 수 있다.(김씨는 11일 뉴질랜드에 가서 16일 오전 돌아왔음)
"기다려 달라. 내가 있을 때 해야지. 그러면 안돼. 기사화하면 내가 한 말 다 부인할 거야.내가 그런 말 한적 없다고 하면 그만 아니냐. 내가 돌아와서 대포 한잔 하며 이야기하자고. 진짜 나쁜 놈들은 더 있어." (실제로 이후김씨는 ‘마구 때렸다’는 표현을 ‘마구 말다툼했다’로 부인했다)
-이미 보도가 나갔으니 있는 그대로 말해달라.(16일 오전 인천공항 입국장)
"이왕 일이 이렇게 됐으니까. 지금까지는 잘했어. 근데 그 사람(김 차장과 정 과장)들도폭행 건으로 충분히 고통 당한 것 아니야."
-지난해 검찰이 진씨 내사하자 진씨 구명을 위한 대책모임에 참석했었지 않나.그 때 진씨 보호용으로 작성했던 '진승현 리스트(정치인 뇌물제공 내역)'를 공개하자는 얘기도 있었다는데.
"대책회의랄 것까진 없고.(진씨측근들)몇 사람이 만나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그런(리스트를 공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얘기 나온건 맞다."
최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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