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포항)과 김은중(대전). 2년 전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의 ‘최강 투톱’으로 군림했던 두 동갑내기(22세) 스트라이커는 요즘 서로에게 동병상련의 정을 느낀다.이들에게 올 시즌은 최악의 해였다. 독일 베르더 브레멘과의 재계약에 실패한 이동국은 국내로 복귀한 뒤에도 17경기에서 고작 3골을 뽑아내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프로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해가 지날수록 득점력이 줄어든다’는수모의 말을 들어야 했고 결국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도 기량을 인정 받지 못해 실의의 나날을 보냈다.
김은중의 사정도 마찬가지. 올 시즌 9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5년간의 프로생활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지만 소속팀 대전이 정규리그 최하위를 기록, 마음고생이 심했다. 김은중은 올해 대표팀에 단 한 차례도 뽑히지 못했다.21세기 한국축구를 책임질 확실한 재목으로 평가 받던 이들은 어느새 ‘생존의 위협’을 느껴야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두 선수는 한 해를 갈무리하기 위해 FA컵서 안간힘을 쓰고있다. 김은중은 이 대회서 3경기 연속골을 기록, 대전을 96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올려놓았고 이동국은 18일 울산과의 준결승서 모처럼선취골을 뽑아내 체면을 세웠다.
오랜만에 이들이 다시 만나게 될 곳은 25일 축구협회(FA)컵 결승이 열리는서울월드컵경기장. 이제 더 이상 ‘신세대 스트라이커’라는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지만 이들의 활약여부는 여전히 FA컵 우승향방의 최대 변수이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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