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과 함께 퇴각하면서 남긴 ‘유품’ 들을 통해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광범위했던 활동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탈레반 정권의 대표적인 ‘만행’으로꼽히고 있는 바미얀 석불의 파괴도 알 카에다 등 아프가니스탄 외의 과격 이슬람단체들이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미국측은 카불 시내 등에 산재한 알 카에다 캠프에서 조직원들이 급히 떠나며남긴 각종 군사훈련 교범과 해외 이슬람 급진단체와의 관계를 담은 자료들을 입수했다. 캠프에선 바미얀 석불 폭파 경위 등이 담긴 노트와 책자도 발견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22일 카불 시내 아랍, 체첸, 우즈베키스탄등 외국 전사수백명이 거주했던 주택 10여곳에서 알 카에다의 조직망 뿐 아니라, 이들과 유대를 맺은 해외 테러 단체들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들이 포착됐다고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책자에는 아프간을 중심으로 중동에서 중앙아시아, 극동에까지 퍼져있는 이슬람 과격단체 국제조직망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이 신문은 전했다.
이 책자는 특히 이집트 리비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버마 등 10여개국 이슬람단체의 구체적인 이름과 긴밀했던 교류관계들을 적시하고 있다.
이 자료는 또 알 카에다를 아프간 내 무장단체중 하나로 기록하고 있어 유사한 조직이여러 개가 활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함께 알 카에다가 접촉해온 영국, 호주, 사우디 아라비아 등의 연계세력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어 테러조직을일망타진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미국은 기대하고 있다.
외부 이슬람 단체들이 탈레반에게 세계적 문화유산인 바미얀 석불을 폭파하도록강력히 요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도 들어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석불을 파괴하기 며칠 전 한 이슬람단체가 석불파괴여부를 논의하는회의에 대표단을 파견, 파괴를 강행하도록 주도했다고 기록돼 있는 것.
이밖에도 아랍, 체첸 전사들이 사용한 군사훈련교범에는 대미 성전을 촉구한빈 라덴의 서문과 함께 무기 분해와 조립, 폭발물 제조와 사용법, 수신호와 통신방식, 험준한 산악통과요령 등이 들어 있어 ‘테러수출’을위한 체계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9ㆍ11 테러공격의 주범들인 모하메드 아타와 마르완 알 세히는 1999년 아프간에서시간을 보냈으며, 특히 아타는 알 카에다 캠프에서 훈련도 받았다고 북독일방송(NDR)이 밝혔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