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인 지난 5월의 632.05를 거뜬히 뚫고 645.18까지 치솟자 증시에선 “대세 상승 초기국면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급속히 확산되는 모습이었다.특히 최근 숨고르기를 하던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수를 재개한데다 그동안 순매도로 일관했던 국내기관마저 순매수로 돌아섬에 따라 ‘쌍끌이 장’에 흥분감도 고조됐다.
전문가들은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며 유동성 장이 전개되고 있다”며 연말지수를 700대로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 주가 왜 뛰나
이날 거래소 시장은 장 초반 상승세로 출발한 뒤 시간이 갈수록 기울기를 가파르게 높여 갔다.
3ㆍ4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으로 발표된데 따른 경기 바닥론이 시장 분위기를 지배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순매수를 불렀다.
9월말부터 주식 시장에서 3조원 넘게 사들인 외국인은 이날도 1,3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였고 그동안 팔기만 했던 기관도 이날 1,000억원 가까운 순매수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마의 벽'이라는 630대를 뚫고 650선에 육박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지적한다.지난 1월과 4월에도 단기 급등 랠리가 있었지만 630대 부근에서 꼭지를 찍고 추락한 반면 이번에는 매물 부담을 모두 떨어냄에 따라 추가상승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 앞으로 얼마까지 오를까
대부분의시장 전문가들은 700까진 무난하게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주변 제반 여건들이 어느 때보다도 유동성 장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정보팀장은 “9ㆍ11 테러 이후 세계 각국의 금리 인하 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달들어 미 뮤추얼 펀드로 80억달러가넘는 신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관 펀드매니저들도 “이젠 채권을 팔아 주식을 살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객예탁금은 이달 들어서만 1조2,000억원 이상 늘면서 9조5,500억원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실적호전 지표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삼성증권 김승식 증권 조사팀장은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 한 경기 반전을 기대하긴 이르다"며 "주가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지겠지만,내년 초쯤 한 차례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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