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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베이징에 가보면 中문명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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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베이징에 가보면 中문명이 보인다

입력
200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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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야기' 린위탕 지음ㆍ김정희 옮김조선시대 한문학의 최고봉을 이룬 광해군ㆍ선조 연간의 시인 권 필은 “국경을 몰래 넘어서라도 중국에 가서 넓은 세상을 보고 오라”고 했다.

이 충고에 제자 한 명은 바다를 헤엄쳐 중국에 들어가려고 수영 연습을 하다 너무 무리하는 바람에 죽었다.

조선 선비들이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중국땅은 이제 비행기를 타면 금방 닿는 지척이다.

중국 문화의 상징이자 역사의 중심인 수도 베이징도 수많은 사람들의 여행지가 됐다. 그러나, 이 유서 깊은 도시를 여러 차례 방문한 사람들도 린위탕(林語堂ㆍ1895~1976)의 ‘베이징 이야기’를 읽으면 베이징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 같다.

스테디셀러 ‘생활의 발견’으로 잘 알려진 중국 출신 명수필가다.

이 책은 중화인민공화국 이전 베이징의 역사와 예술, 그리고 베이징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해박한 지식과 유려한 문체로 베이징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베이징의 사계절, 베이징 사람들의 기질과 삶, 자금성을 비롯한 숱한옛 건축과 예술을 깊고 풍성하게 전달한다.

‘베이징을 통해 본 중국문명론’ 쯤 된다. 40년 전인 1961년 미국에서 나온 책이지만, 낡은 느낌이 없다.

베이징의 삶의 풍경을 생생히 잡아낸 스케치는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의 하나다.

그는 베이징의 가장 큰 매력으로 베이징 사람들의 삶을 들고 그들의 일상, 여가, 종교 등 다양한 면면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공원, 고궁, 사원, 찻집, 음식점, 주택가 골목과 가정집 부엌에 이르기까지 꼼꼼한 필치와 부드러운 유머로 묘사한다.

베이징의 건축과 예술을 보여주는 많은 사진도 들어있다. 그런데 여러 장의 옛날 목판화에 설명이 빠진 것은 아쉽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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