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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V字' 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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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V字' 그릴까

입력
200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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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사태의 영향으로급속히 침체했던 미국 경제가 회복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주식시장이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한데다 하락을 거듭하는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경기선행지수의 반등까지 겹쳐 모처럼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연내 시행되면 미국 경기가 2, 3개월 후바닥을 치고 ‘V’자를 그리며 급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경제 성장과 소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설비투자나 실업률 회복은여전히 불투명해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아직 우세하다.

미국 노동부는21일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전주 대비 1만5,000건 줄어 4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전체 실업수당 신청자수도 6만5,000명줄어든 373만4,000명을 기록, 테러 참사 직전인 9월8일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날 발표된 미시간대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3.9를기록해 전달보다 1포인트 이상 올랐으며 지난달 소매판매(7.1%)와 경기선행지수(0.3%) 역시 모처럼 반등해 경기 회복에 청신호를 보냈다.

재고감소가 막바지여서 기업의 생산 확대가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오며 배럴 당 20달러 아래로 떨어진 국제유가 등으로 도ㆍ소매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호재다.

경기를 낙관하게하는 또 다른 요소는 회복세를 타는 주식시장과 연내 시행을 앞둔 경기부양책이다.

1만선 돌파를 눈앞에 둔 다우지수는 테러 사태 이후 최저치보다20% 이상 올랐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조기 종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뤄진 ‘승전 상승장’ 기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상원에서 민주ㆍ공화당 간 이론으로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기업세금 감면, 환급 등을 중심으로 한 최대 900억 달러 규모 경기부양책의 연내도입도 거의 확실해 경기 회복에 큰 기대를 걸게 한다.

하지만 여전히 섣부른기대는 금물이라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지난 달 5.4%에 이르렀던 실업률은 기업들의 추가 감원으로 언제든 더 오를 가능성이 크며 기업투자 역시아직 증가할 징후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가 안정과 기업ㆍ가계의 비용 감소 효과를 낳는 유가 하락도 아랍국 중심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감축에다 유가 하락에 따른 대테러전 연대 이탈을 우려한 미국의 정치적인 계산까지 작용한다면 계속 내리기만은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분석가들은“1990~91년의 경기 침체기는 실질적으로 91년 3월에 끝났지만 이후 미국 경제는 2년 동안 극히미미한 성장만을 기록했다”며 경기가 바닥을 치더라도 당분간 급성장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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