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섬업계가 경쟁력 없는 범용(凡庸) 제품 대신 고부가가치 기능성 섬유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있다. 특히 직물과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등 일반 제품의 생산규모를 기존의 절반 정도로 줄이는 대신, 경쟁력 있는 차세대 신섬유 개발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효성은 독자 개발한 신축성 섬유인 ‘스판덱스’로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 시장을 넓히고 있다. 연간 3,650만톤 생산 규모의 중국 현지 공장을 다음 달 부터 가동할 예정이며 2003년까지 연 8,000만톤 규모로 설비를 늘릴 계획이다.
현지 스판덱스 수요가 매년 15%씩 고속 성장하는 데다 중국 동남아 등 후발 화섬업체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이다. 효성은 유럽과 미주지역 수출도 확대해 현재 미국 듀폰에 이어 세계 2위인 생산규모를 5만톤으로 늘리고, 시장점유율 도 25%로 확대할 계획이다.
㈜새한은 최근 환경친화적 신 섬유소재인 PTT로 만든 신제품 원사 브랜드‘이스크라’를 내놓았다. 새한 관계자는 “앞으로 신섬유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초기 시장 확보를 위해 내년 월 500톤, 2003년 월 1000톤 정도로 생산 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양사와 SK케미칼의 폴리에스터 섬유 부문을 통합해 출범한 휴비스도 차별화 소재 판매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PTT 신제품인 ‘에스폴’ 생산규모를 2배로 늘리는 등 45%정도인 차별화 소재 비율을 향후 5년간 80% 정도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코오롱은 최근 초극세사인 ‘로젤’을 개발, 한해 3,260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로젤은 1g의 원사로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을 정도의 극세사로 인조피혁을 만들며 천연피혁이 지니지 못한 세탁 편이성을 갖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유럽과 일본에 만연한 구제역, 광우병 파동 등으로 로젤의 효용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로젤은 국내 인조피혁 시장의 90%,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계속되는 시장 수요 증가에 증설규모가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화섬산업 침체로 창립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태광산업과 대한화섬도 직물과 폴리에 스테르 나일론 등 일부 적자사업의 생산 규모를 기존의 절반 정도로 줄이고 고수익성 화섬제품을 위주로 사업 재편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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