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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 우리책 수출

입력
200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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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출판사 편집자에게서 이런 핀잔을 들었습니다.“아니 왜 외국책 번역한 것들은 늘 대문짝만하게 신문에 소개하면서, 우리 책이 외국으로 수출되는 것은 보도조차 않는 거요.”

맞는 말씀입니다. 이 분의 말처럼 최근 우리 책이 잇달아 외국에 저작권을 수출하고 있는 것은 출판계는 물론 우리 문화에 참 고무적이라고 느껴집니다.

지난달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현장에서 우리 책의 수출 계약이 성사된것은 93건, 액수로는 97만 달러(한화 약 12억6,000만 원)입니다.

물론 전체 상담 건수 652건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도서전 이후에도 200여 건의 수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통계는 지난해 같은 도서전에서 이뤄진 계약 건수 70건, 금액 38만5,000달러(한화약 4억4,000만 원)에 비하면 액수로는 3배 가까이나 늘어난 것이지요.

수출되는 책의 종류도 다양해져 이제는 컴퓨터, 건축, 음식 등 전문적분야와 어린이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답니다.

특히 어린이책의 저작권 수출은 더욱 의미를 갖습니다.

글과 그림, 디자인이 결합한 그림책ㆍ동화책은 어린이들의 성장과 의식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다시 열풍이 불고 있는 ‘해리포터’의 경우를 본다면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국내 어린이책의 국제 무대 진출은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머잖아 세계의 어린이들이 한국에서 만든 어린이책을 읽고 성장할 날이 올 거라고 출판사 관계자들은 희망적으로 말합니다.

재작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 외국문학 담당 편집자를 만났을 때 들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한국에서는 도대체 어떤 책이 나오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하다 못해 슬로베니아, 아프리카등 작은 나라 출판사들도 정기적으로 자료를 보내온다. 한국 출판사들은 그런 노력이 없다. 아주 작은 출판정보라도 우리에게는 정말로 필요하니 꼭 보내달라는 말을 전해 달라.”

그의 주문처럼 우리 책을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은 한층더 체계적ㆍ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겠습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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