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陳承鉉) 게이트’등에 깊숙이 개입한 혐의로 경질된 김은성(金銀星) 전 국정원 2차장과 정성홍(丁聖弘) 전 경제과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교육문회관 안가에서 수 차례 만난 것으로 22일 밝혀졌다.이에 따라 이들이 이 호텔에서 최근 폭로된 진승현 게이트 등 ‘3대 게이트’ 개입 및 지난해 4ㆍ13 총선 당시 여야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 제공 등 비리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치밀한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와 정씨는 지난 15, 16일 잇따라 사표를 내 수리됐다.
22일 서울교육문화회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씨와 정씨는 20, 21일 저녁 10××호에 들어가 자정 넘게까지 머물렀다.
호텔 관계자는 “두 사람이 초저녁께 30분 정도의 격차를 두고 이 방으로 향했으며, 도중에 술과 음식을 배달시켜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방은 10층 복도 끝에 있어 외부인의 출입이 드문 곳으로, 두 사람이 한달 전부터 사용해왔다고 호텔측은 전했다.
22일 오전 본보 기자가 확인한 방에는 3층 한식당에서 배달해 먹은 것으로 보이는 곰탕 그릇 2개와 마개가 뜯겨진 양주 조니워커 병, 양주잔 2개가 놓여 있었다.
서울교육문화회관은 동방금고 부회장 이경자(李京子)씨가 국정원 김형윤(金亨允) 전 경제단장과 김 전 차장에게 돈을 건넸다고 밝힌 곳으로 국정원의 비밀사무실이 다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이 이 곳에서 자신들의 비리의혹을 무마하기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을 뿐 아니라 ‘폭로성 인터뷰’도 계획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 전 과장은 19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비리의혹 해명과 ‘김홍일(金弘一)의원의 건달 연루’등을 폭로하면서 희생양으로 강조한 바 있다.
국정원 주변에서는 “김씨와 정씨가 잇따라 모 언론과 폭로성 인터뷰를 하는 것은 현 정권에 자신들을 더 이상 건들지 말라는 ‘협박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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