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방과학연구소의 100㎞급 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이 일본 방위청의 위성 추적으로공개되면서 우리 군은 물론 일본 중국 등 주변국에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우리 군이 이미 올해초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범위에서 ‘300㎞ 미사일’ 개발을 천명했지만, 일본 중국 등 주변국 중심부까지 닿을 수 있는 미사일 개발 사실이 국내외에 노출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즉각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미사일발사 궤도를 추적한 일본 방위청이 발사사실을 일본 언론에 알려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소동을 빚었고, 우리정부에 사실 확인을 공식 요청해오기도 했다.
특히 교토통신은 “미사일 낙하지점이 MTCR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 국제규정이나 협약을 어긴 것은 아니나 통상의 시험발사범위인 50㎞ 내외를 벗어난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외무성 간무의 말을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향후 한국이 미사일 개발을 문제 삼을 수도 있음을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북한이 1998년 일본 영공을 넘어 태평양 해상에 탄도미상일을 시험발사한 이후 주변국의 미사일 개발에 대해 극도로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나아가 일본이 우리 미사일 개발을 문제 삼을 경우동북아시아의 평화유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전세계적인 갈등요인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긴급기사로 ‘한국 정부 소식통은 이 미사일이 동중국해에 떨어졌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보도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후 한국정부의 발표를 인용, ‘서해상에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보도내용을 정정하면서 다소 수그러들기는 했으나 매우즉각적인고 민감한 반응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사일 개발을 추적해 온 것으로 보이는 일본이 이처럼 갑작스런 반응을 보인 점이 의아스러울 정도”라며 “한일간의 미묘한 관계 등을 감안해 미사일 개발을 견제하려는포석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과북한 등도 ‘100㎞ 미사일’에 대해 모종의 대응을 해 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군도 미사일 개발 사실이 외부에 노출된데 대해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군의 미사일 발사능력은 50~6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왔고, ‘100㎞급 미사일’시험발사(1급 군사기밀)는 극비리에 진행해와 군사기밀 유출 논란도 일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매우 중요한 군사기밀이 주변국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점에서 군에 타격이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한 간부는 “이번 시험은 국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 이뤄졌기 때문에 주변국과의 마찰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시험발사 노출에 따른 파장과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