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두 시간만 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연기자 이영애 김정은 전지현입니다.세 사람은 수시로 브라운관에 나타나지요. 이들을 모델로 내세운 방송 광고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시청자는 이들이 광고하는 상품이나 기업 등을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세 사람이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쌓은 이미지가 그대로 광고에 살아있어 광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이미지만을 보기 때문입니다.
냉장고, 통신, 신용카드 등의 광고를 보면서도 시청자는 순수하고 맑은 이영애의 모습만 봅니다.
드라마에서 코믹한 역할을 많이 한 김정은은 “딱이야”를 외치는 술 광고에서도 여전히 웃음을 유발합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 에서 n세대의 특성을 잘 드러낸 전지현은 청바지 광고에서도 마찬가지로 당돌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이미지를 유감없이 발산합니다.
작품에서 쌓은 이미지가 광고로 인해 더욱 고착화하고 있지요.
견고한 이미지의 성채는 시청자에게는 식상함을 주고, 본인들에게는 변신의 폭을 좁혀 연기 생명을 단축시킬 수 도 있습니다.
광고주는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가 이들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높은 광고료를 주고 모델로 쓰겠지요.
하지만 광고나 드라마에서 청순한 이미지만을 고수한 황수정의 경우는 너무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광고를 강의하는 한 교수가 그러더군요.
“만약 황수정이 다양한 이미지와 캐릭터를 드러냈다면 이번 히로뽕 사건에 상상을 초월한 비판은 없었을 것이다.”
인기를 바탕으로 수많은 광고에 출연해 돈을 버는 스타들은 알아야 합니다. 변화없는 획일적인 이미지만을 보여주는 광고 모델은 광고 효과도 반감시키고 대중에게 쉽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요.
대중의 이미지 소비 패턴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영화에서 끊임없는 변신으로 관객에게 늘 사랑받는 안성기가 자기 관리를 위해 광고출연을 자제한다는 말이 생각나는군요.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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