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자구계획 중 하나인 서산농장 매각 문제가 한국토지공사의 위탁매매 기간이 완료됨에 따라 다시 첨예한 쟁점으로 떠올랐다.토공측은 위탁매매 당시 금융기관에서 대출해 현대건설에 미리 지급했던 3,450억원 중 2,000억원의 차주(借主)를 현대건설로 변경할 것을 채권단에 요구하고 나섰지만, 채권단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토공은 현대건설과 채권단이 차주 변경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미(未)매각 서산 농장 2,200여만평을경매에 부치는 최후의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토지공사는 13일 서산농장 위탁매매 기간이 끝남에 따라 채권단측에 두차례에 걸쳐 외환과 옛 주택은행에서빌린 대출금 잔액 2,000억원의 차주를 현대건설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지난 해 11월14일 경제장관간담회의를 열어 토공이 현대건설과 위탁매매계약을 맺고 1년간 서산농장의 일반 매각 업무를 대행토록 결정했다.
토공은 이에따라 옛 주택은행과 외환은행으로부터 융자받은 3,450억원을 현대건설측에 매각대금조로 미리 지급한 뒤 일반 매각을 진행했으나 총 3,082만평 중 850만평 밖에 매각이 이뤄지지 않아 2,000억원은 아직 갚지 못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채권단측은 이에대해 토공 위탁매매 기간 동안 서산농장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미 매각분을 농업기반공사를 통해 매입해주기로 한 약정을 들이대며 차주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기반공사는 동아건설의 김포 매립지 인수 당시와 동일한 조건(공시지가의 66%)을 요구하고 있어 거래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평당 2만~2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는 서산농장의 공시지가는 1만1,000원에 불과해 66%에 매각할 경우 평당 매각가격이 7,000원 안팎에 불과하다”며 “현대건설측이 채권단을 통해 농림부에 보다 높은 가격에 서산농장을 인수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조만간 회의를 열고 서산농장 처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지만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
토공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채권단이 끝까지 차주 변경을 거부하는 등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최후의 처방을 내릴 수 밖에 없다”며 “서산농장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놓은 만큼 법원에 경매를부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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