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담배회사의 제조공장 설립은 외국인 투자지역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하나.’경남 사천 진사공단 내에서 26일 담배제조공장 기공식을 갖기로 한 영국의 브리티시아메리칸 타바코(BAT)가 우리정부의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을 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BAT는 4,000억원을 투자해 2004년까지 연간 80억 개비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지을 예정.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되면 7년간 법인ㆍ소득세 100% 감면과 3년간 50% 추가감면의 혜택을 받게된다. 또 이익 배당금의 법인ㆍ소득세 감면이 이루어지고 취득ㆍ등록ㆍ부과세가 100% 감면된다. 투자지역 결정 여부에 BAT의 사활이 달린 셈이다.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되기 위해선 국내 투자규모가 1억 달러 이상 돼야 하며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야 한다. BAT는 이 달 초 경남도청을 통해 산업자원부에 외국인투자지역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심사권자인 외국인투자 실무위원회가 국회일정으로 잇따라 연기되는가 하면 산자부 실무 담당부서에서도 ‘국민정서 상 담배사업은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을 하기 어렵다’는 냉랭한 반응을 보여 안절부절하고 있다.
산자부는 “내년부터 학교와 정부기관의 건물에서 전면 금연이 실시될 정도인데 국민정서상 담배공장 부지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마약’으로 까지 분류된 담배를 외국인투자 대상에 포함시켜 조세혜택을 줄 수는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BAT코리아의 존 테일러 사장은 “아무리 담배회사라도 경남에서 직ㆍ간접 고용효과2,600명에다 수입대체 효과 연간 1억 달러에 이르는 공장설립을 두고 국가경제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순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재고를 호소하고 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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