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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휘젓는 프로그램 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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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휘젓는 프로그램 매매

입력
2001.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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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매매가증시를 휘젓고 있다. 옵션만기일인 8일 외국인이 선물을 5,000계약 넘게 사면서 선물지수가 종합지수보다 높은 콘탱고가 9월12일 이후 처음 나타났다.이어 나온 900억원대 프로그램 매수우위는 지수를 10포인트 가량 상승시켰다.13일에는 국가신용등급상향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 다시 콘탱고 전환이 이뤄지면서 매수우위는 1,200억원대로 확대됐다. 19일 종합지수가 연중 고점에 근접한 뒤에도연중 최대인 3,127억원의 프로그램 매수란 힘이 작용했다. 주식의 적기 매입에 실패한 기관들은 프로그램 매수를 기반으로 수익률 회복에 나선 모습이다.

21일 큰 장이설 듯하던 미국증시가 조정에 들어가면서 서울증시도 개장 초 낙폭이 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콘탱고가 유지되면서 프로그램매수가 쏟아져 종합지수는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약보합을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사람이아닌 기계가 주식을 사고 파는 이런 매매는 믿을 수 없다고 평한다. 선물만기일을 전후해 매수는 매도로, 매도는 매수로 반전돼, 결국 지수의 되돌림현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매수는 선물보다현물이 싸면 매매방법이 미리 입력된 컴퓨터가 순간적으로 주식을 미수로 사들여 그 차익을 얻는 것으로, 주로 지수관련대형주가 매수 대상이다. 이 중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헤지성 매매의 경우 차익거래로 분류되며, 빌려 주식을 산 돈이 누적된 매수차익거래잔고는 원칙상선물만기일 이전에 주식을 팔아 갚아야 한다.

이처럼 기계가 순수하게주식을 산 규모는 이 달에 6,800억원. 같은 시기 외국인의 순매수 1조1,000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또 외국인 매수가 주춤해진 중순 이후하루 1,000억원대의 프로그램 매수우위는 유동성 공급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4,600억원대인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늘어나면 향후 증시수급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차익잔고는 과거 경험에 미뤄 내달 13일 선물ㆍ옵션만기일보다5~7일전에 청산(매도)되기 때문에 당장 매물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외국인 외에는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장을 받치는 기계매수가매도로 바뀌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피데스증권 정동희팀장은 “유동성이 뚜렷이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수차익잔고가 급증해 시장은 위험이 잠복한 상태”라며 “현재 불안한 콘탱고가 갑자기 백워데이션(종합지수가 선물지수보다 높은 상태)으로 바뀌면 기계적으로 주식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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