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문화의 변천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궁중음식연구원은 21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옛 음식책이 있는 풍경전’을 개최한다.
연구원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다. 이 행사에서는 1,400년대부터 1,800년대의 옛 음식책과 1,900년대 이후 근ㆍ현대음식책 300여 권이 연대별, 주제별로 분류 전시된다.
각종 상차림 재현과 전통음식 체험행사도 준비돼 있다.
행사장에 가면 우선 살펴봐야 할 전시물이 옛 선조들의 음식문화 기록을 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책.
이번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되는‘산가요록(山家要錄)’ ‘가기한중일월(可記閑中日月)’ 등 4권의 옛 음식책을 통해 조선시대 음식문화를 살펴보는 것도 뜻 깊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음식책으로 추정되는 1400년대 중엽 편찬된 ‘산가요록’에는 술, 장, 김치등 음식 229가지의 조리와 저장법 등이 수록돼 있다.
1886년 발간된 ‘가기한중일월’은 순 한글 음식책으로 장방탕, 생치만두, 간전 등 궁중의궤에 나오는 궁중음식 조리법이 실려있다.
이밖에 50여가지 술 담그는 법이 담겨있는 ‘침주법(浸酒法)’이라는 책도 충분히 흥미를 끌 만하다.
전시된 책에서 옛 음식의 향취를 느꼈다면 이제는 실제로 재현된 음식과 체험행사를 통해 살아있는 전통음식을 맛 볼 차례.
25일까지만 전시되는 ‘방신영 식탁전’이 대표적인 행사다.
현대 한국음식 연구의 선구자격인 방신영씨가 1957년 지은 ‘우리나라 음식 만드는 법’에 나오는 식단에 따른 음식을 재구성해서 연출한다.
‘음식디미방’이라는 최초의 한글 음식책을 지은 안동 장씨 부인의 안방모습을 들여다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
궁중음식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황혜성씨가 혜경궁 홍씨 육순 잔칫상을 모형음식으로 재현, 궁중음식의 화려함도 선보인다.
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전통음식 체험교실’에서는 전통 떡과 과자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직접 맛 볼 수도 있다.
23일부터 25일까지는 매일 계속되고 12월에는 매주 토요일 한 차례 열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입장료는 700원.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은 “한국 전통음식은 솜씨로만 전해진 것이 아니라 문헌 상에도 남아 있다. 이러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한 데 모아 한국 음식의 뿌리를 살피며 오늘의 시각에서 옛 음식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02)3673-1122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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