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8일 저녁 전화통화를 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이 총재의 가회동 자택으로 전화를 해 “러시아 방문을 잘 마치고 돌아 오시라”고 인사했다.이에 이총재는 “전화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총재는 21일부터 29일까지 러시아와 핀란드를 방문한다.
김 대통령의 전화는 이 총재에 대한 관심과 성의의 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 총재직 사퇴후 초당적 국가경영에 대한 실천 의지를 거듭 밝혀 온 김 대통령으로선 어떤 식으로든 이 총재와 관계개선을 해야 할 입장이다. 이 총재 도움 없이는 임기 말 국정운영이 어렵다.
한나라당의 공식 대응은 사뭇 신중하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이 총재가 외국 다녀온 뒤 만나자 거나 하는 이야기는 일체 없었다”며 “지금은 두 분이 만날 시점이 아니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그런 가운데서도 몇몇 당직자들은 “김 대통령과의 대화를 일부러 피할 이유는 없다”며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 김무성(金武星) 총재비서실장은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부분은 전폭적으로 도와주고, 우리가 요구한 부분은 관철시키는 자리라면 못할 까닭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여당이 형편없이 무너지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된 양 방만하고 오만하게 행동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한번 더 조심하고 더욱 경계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죽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겸손한 처신을 거듭 당부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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