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영어 학원이나 학습지는 종류도 많고, 저마다 장단점이 있어 선택이 여간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별 생각 없이 골랐다간 연필자국 하나 없이 쌓여가는 교재더미나 ‘학원에 가지 않겠다’는 자녀들의 칭얼거림에 짜증은 물론 적지 않은 교육비까지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지난 5월 전국 초등생 1,090명을 대상으로 한 교원단체의 조사에서, ‘다니고 싶은 학원이 없다’거나 ‘억지로 하는 학습지가 있다’고 응답한 어린이가 각각 39.1%와 27.9%에 달했던 점에서 볼 수 있듯이 자칫하면 자녀의 학습의욕까지 꺾을 수 있다. 학원ㆍ학습지의 선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 자녀 수준에 맞아야
‘내 아이에 꼭 맞는’ 학습 프로그램을 골라야 한다. 연령, 능력, 적성에 맞지 않으면 부담만 주게된다. ‘○○가 좋다더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자녀의 학업 성취도나 학습 성향에 맞는 학원ㆍ학습지를 선택해야 한다.
자녀와 함께 채점표를 만들어 적어도 2개 이상의 학원이나 학습지를 꼼꼼히 비교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학습지 선택에서 자녀 동참이 더 중요한데, 이는 또래집단과의 교류 없이 개별적으로 이뤄지는 학습지 특성상 흥미를 갖지 못하거나 동기부여와 목표의식이 뚜렷하지 않으면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학원이나 영어유치원은 자녀를 두 세 군데 수업에 직접 참여 시킨 후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필요하다.
■ 재미도 중요한 요소
얼마나 흥미롭게 구성된 프로그램인가 하는 점도 중요하다. 내용이 교육적으로 충실하다 해도 캐릭터와 그래픽 등 재미있는 편집과 디자인이 뒷받침 되지 않거나(학습지), 각종 이벤트 등 즐겁게 동참할 수 있는 학습프로그램이 아니면(학원), 무슨 일이든 흥미를 쉽게 잃는 어린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영어는 꾸준한 반복학습이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흥미’는 중요한 요소이다.
학습지는 샘플교재를 얻어 같은 내용을 어떤 방법으로 설명하고 가르치는지 비교하고, 학원이나 영어유치원은 등록 전에 반드시 수업을 참관 해 아이가 얼마나 잘 적응하고 흥미를 느끼는지 살펴봐야 한다.
■ 교사ㆍ교육철학도 점검해야
학원이나 영어유치원은 물론, 학습지도 대부분 방문교사제도를 운영하므로 어떤 교사가 우리 아이를 맡는지도중요한 체크 포인트다. 교사가 경험이 많은지, 아동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갖가지 상황에 대한 어린이 상담이나 대처능력은 믿을 만한지 미리 이야기를 나눠본다.
영어학원이나 영어유치원은 유아전문가가 수업에 동참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외국인강사가 지나치게 많아도 의심해봐야 한다.
최근 일산 지역에서 무자격 외국인 강사가 대거 적발됐던 것에서 볼 수 있듯 무자격 강사가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올6월말 현재 전국 영어학원이 3,400개 정도인데, 영어강의를 할 수 있는 E2비자를 받고 입국한 외국인은 7,100명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으로 자녀의 학습 습관 형성이나 학습과정의 기틀을 잘 다질 수 있는지 업체의 교육철학이나 교육적 지향점 등도 고려한다.
각 업체의 대표나 연구진의 경력을 비교하면 업체별 차이점을 어림잡을 수 있다. 선택이 어렵다면 대규모로 프랜차이즈화한 학원 및 학습지나, 국ㆍ내외에서 장기간 검증된 프로그램을 쓰는 곳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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