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남북장관급 회담결렬 이후 19일 처음으로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는 남측 수석대표인 홍순영(洪淳瑛) 통일부장관의 대북 협상 자세를 둘러싸고 이례적인 공방이 벌어졌다.야당 의원들은 “모처럼 제대로 된 협상태도를 보여줬다”며 홍 장관을 추켜세운 반면, 여당 의원들은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 것은 처음”이라고 질책했다.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은 “장관이 북한의 억지주장을 거절한 것은 잘한 행동”이라며 “북측이 장관 교체를 요구하더라도 끝까지 사퇴하지 말고 당당히 대응하라”고 홍 장관을 두둔했다.
같은 당 조웅규(曺雄奎) 의원도 “대북 기본원칙인 상호주의에충실한 자세였다”며 “향후 대북관계에서 상호주의와 투명성, 사후 검증의 대북 3원칙을 충실히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 장성민(張誠珉) 의원은 “남북 당국이 아무런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작년 6ㆍ15 남북정상회담 후 처음”이라며 “남북관계가 본격적인 소강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특히 “북측이 홍 장관의 독선적인 처사를 비난했는데 혹시 이런 비난의 꼬투리를 제공하지는 않았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같은 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햇볕정책의 기조는 유지하면서 북측에 할 말을 하는 당당한 자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고,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의원은 “금강산 수입에만 관심 있는 북한의 정략적 판단에 장관이 놀아나지 말고, 즉각 육로관광을 중단하라”고 몰아붙였다.
홍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옹호발언에 고무된 듯, “나에 대한 북측의 인신공격은 우리 입장을 당당히 설명한 것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내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가, 여당 의원들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박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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