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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틱 찻잔에서 가구까지…낡고 바랜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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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틱 찻잔에서 가구까지…낡고 바랜 멋

입력
2001.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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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세상에 ‘이거쓰던 건가요’하고 묻지 뭡니까?”100년 이상 지난 낡고 색이 바랜 제품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던 물건을 파느냐’는 고객의 질문은 황당했을 법도 하다.

2년 동안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앤틱전문샵을 운영해 온 모녀 김인숙(53)씨와 황은영(25)씨.

앤틱은 볼수록 빠져드는 생활용품이자 예술품이라고 강조하는 이들에게 앤틱을 제대로 고르고 즐기는 법을 들어봤다.

“앤틱은 우리 말로 하자면 골동품 정도겠지만, 주류는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고생활품입니다.” 가구, 액세서리, 샹들리에, 찻잔, 시계 등 범위도 넓고 값도 몇 만 원에서 수 천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궁궐, 귀족 가문에서 사용했던 제품일 경우 가격이 엄청나게 뛴다.

진품은 100년 이상 된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실제 국내에서 그렇게 오래된 것은 많지 않다.

“80년 정도 지난 것은 아주 오래된 것으로 쳐요. 앤틱하게 보이려고 일부러 바랜 색을 넣어서 만든 것들도 있죠.” 그러나 그런 것도 최소한 30년은 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품을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경매를 잘 활용해 보라고 권했다.

서울앤틱협회에서는 1년에 봄, 가을 두 번 앤틱쇼에서 경매를 하며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가끔 앤틱 경매가 열린다.

경매에 나온 제품은 일단 전문가 감정이 끝난것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 하지만 우선 서울 이태원과 압구정동에 있는 전문샵을 둘러보며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태원은 앤틱 딜러들이 활동하는 도매장소로 서울의 60여 개 앤틱샵 중 50여 개가 모여 있다.

“진품을 보여 주면 너무 낡고 초라하다고 오히려 싫어하는 사람도 있어요. 앤틱도 연도나 희귀한 정도에 구애 받지 않고 취향에 맞게 고르는 것이 기본입니다.”

꼭 유럽 제품을 고집할 이유도 없다. 장식없이 어둡고 투박한 중국 앤틱이나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태국 앤틱은 수준 있으면서도 값이 싸다.

앤틱이 현대적 인테리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오히려 현대식으로 꾸며진 실내에 전등이나 시계 등 앤틱 제품 한두 개로 포인트를 주면 쉽게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이진희기자river@hk.co.kr

▽앤틱에 대해 궁금한 것들▽

■처음에는 은수저부터

초보자라면 큰 물건은 피하라. 몇 만 원짜리 은수저나 작은 장식부터하나 둘 모아 본다. 그래야 실수가 없고 질리지 않는다.

■다른 가게보다 비싸다

비슷해 보인다고 값을 비교하지 마라. 제작 연도 등에 따라 값에 엄청난 차이가 있고, 모두 수제품인 앤틱에 똑같은 것이란 없다.

■국가별 특징은

프랑스 앤틱은 부서질 정도로 가늘고 간드러지며 장식도 많다.

반면 영국은 굵고 중후한 멋이 있다. 빅토리안, 바로크, 로코코 스타일로 더 세분화할 수도 있다. 한 눈에 구분하는 법은 앤틱 전문도서나 전문가를 통해 배우는 방법뿐.

■이자받고 빌려준다

앤틱은 일종의 ‘저축’이다. 오래 보관할수록 값이 오르고, 나중에는 전시회 등에 이자를 받고 임대해줄 수도 있다.

또 앤틱샵이나 경매에서 되팔면 살때보다 오히려 비싼 값을 쳐 주기도 한다.

■외국 벼룩시장은

외국으로 앤틱 사냥을 나가도 앤틱 전문점에는 들르지 마라. 국내보다 비싸다.

차라리 작은 도시나 시골의 벼룩시장을 둘러보면 의외의 수확이 있다. 조상의 귀중품을 헐값에 내놓은 경우가 아직도 많기 때문.

■수리, 운반은

앤틱 제품을 고치거나 운반하는 전문가는 따로 있다. 제품을 구입한 샵에 문의하면 일사천리로 연결해 준다.

■보관은 어떻게

유럽은 습기가 많다. 유럽의 목제 앤틱 제품을 건조한 실내에 두면 금이 가서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일사량이 많은 곳을 피하는것은 기본. 광택을 더하고 싶으면 ‘올드 잉글리쉬 오일’을 발라준다. 앤틱샵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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