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 축구장에서나 나올 법한 말이 울려 퍼진 곳은 충북 음성 황우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의 실험농장.연구원들이 복제 수정란을 대리모인 돼지의 나팔관에 주입하면서 외친 소리다.
황 교수는 매주 3차례 ㈜대상에서 제공한 이 실험농장을 찾는다. 기자가 찾은 날은 밤 9시가 돼서야 서울대 연구실을 떠나 이곳으로 향했다.
“인큐베이터에서 배양한 복제 수정란을 얼마나 빨리 대리모에게 이식하느냐가 성패의 요인입니다.”
그래서 그의 실험은 언제나 전쟁 같다.
차를 몰면서도 줄곧 전화를 걸어 “00 지역을 통과했으니 마취에 들어가라”는 등의 주문을 끊임없이 한다.
도착하자마자 마취한 돼지의 복부를 갈라 수정란을 주입하고, 다시 꿰매는 외과수술에 들어갔다.
연구원 9명이 3년째 계속하고 있는 이 실험은 도대체 무엇일까?
“진행중인 5~6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특정 동물을 체세포 복제하는 것인데 단순히 복제만은 아닙니다. 성공할 경우 국가경쟁력이 한 단계 상승할 정도로 중요한 실험이라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황 교수는 “생명공학은 연구 못지 않게 비슷한 작업을 하는 해외 정보를 얼마나 빨리 알아내느냐하는 정보경쟁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돼지 대리모 두 마리에 각각 110개 가량의 복제 수정란을 이식하는 수술이 1시간 만에 끝났다.
이제 수태되기를 기도하는 일만 남았다. 황 교수는 “성공할 때까지 패인을 분석하고 다시 실험하는 과정을 계속할 것”이라며 자정이 다 된 시각 경기 광주에 있는 또 다른 실험실로 향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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