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을 끌어오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드디어 확정됨으로써 중국의 개혁·개방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되었다.이에 따라 거대한 중국시장의 개방 확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앞으로 밀어닥칠 중국과의 경쟁에 대한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WTO 가입은 중국경제 및 세계경제 질서에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중국경제는 WTO 가입을 계기로 개혁·개방 가속화와 경쟁구조의 정착을 통해 장기적으로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진전되고 기업경쟁력이 제고되면서 지속적 성장기반은 보다 튼튼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미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국제무역질서 속으로 정식 편입됨으로써 세계 경제·무역의 확대 발전과 국제무역 질서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중국은 향후 세계적 새 질서 구축에 있어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대응 축으로 부상하면서 국제정치·경제 질서 속에서 중국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중국의 변화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기회의 확대와 경쟁의 심화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중국의 무역·투자 자유화로 우리의 대중국 수출이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대중국 투자진출 기회도 확대될 것이다.
반면 국내외 시장에서의 중국과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의 저가 제품들의 수입이 증가할 것이다.
한편 중국 내 사업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한국에 직접 투자한 외국인들이 한국 내 생산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할 우려도 있다.
중국시장에서의 사업은 세계적 선진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더욱 증가할 것이기에 기회의 확대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중국제품의 경쟁력 제고와 수출 증가로 미국 등 중요한 제3국 수출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 하락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염려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중국산업의 경쟁력이 강화하면서 한국 산업의 입지가 약화하고 한계산업과 기업의 퇴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WTO 가입은 단기적으로 한국경제에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경제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중국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중국은 우리와 보완관계 보다 경쟁관계의 측면이 점차 부각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의 WTO 가입은 우리 경제에 '혼합된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경제의 부상은 한국 경제에 좋은 기회이면서 위협이기도 하다.
중국시장이 한국경제의 활로가 될 수도 있지만, 중국경제의 변화와 부상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는 시장 확대와 수요 창출이라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될 뿐 아니라 국제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도태되면서 세계경제의 주변국으로 밀려나게 될 우려가 있다.
해결책은 결국 경쟁력에 달려 있는데 우리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경쟁력 제고에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우리의 앞날이 좌우될 것이다.
앞으로 기업들은 중국을 시야에 넣은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고, 사업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한편 중국과 서로 상생하는 원칙 하에 양국간 산업구조의 협력을 심화·확대하고 한중 산업협력을 국내산업 구조 고도화의 계기로 활용해 나가야 한다.
우리 경제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향후 현실로 다가올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도 구조조정과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서둘러야 한다.
중국경제의 부상은 우리 경제에 도약과 도태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유진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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