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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신탕 비난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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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신탕 비난 옳지 않다

입력
2001.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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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을 앞두고 개고기식용 금지를 촉구한 국제축구연맹(FIFA)의 서한을 계기로 보신탕 논쟁이 재연됐다.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서구인의 일방적인 시각에서 비롯된 이 요구가 부당하다는 점을 먼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문화관습을 부정하고 특정 사회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행위야 말로 지양해야 할 인종적 우월감의 소치가 아닐까 해서이다.

다행하게도 우리 축구협회장이나 서울시장 등이 'FIFA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거나, '그런 행정조치를 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우리는 두 당국자의 대처방식을 지지한다.

세계의 양식 있는 인사들이나, 언론도 우리 생각과 다르지 않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도 FIFA 회장의 압력이 부당한 처사라고 했다.이 신문은 고유한 음식문화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행위야 말로 서구의 문화적 제국주의라고 비판했다. 옳은 지적이다.

이슬람문화가 돼지고기를 식용하는 사람들을 불결의 상징으로 보거나, 힌두교문화가 구미(歐美)인의 쇠고기식용을 야만시한다면 그들이 감수할 지 의문이다.

더구나 불교문화가 세계를 지배하면서 식물성 음식 외에 모든 고기류의 식용을 금지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FIFA는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경기를 계기로 개고기 식용을 항의하는 사람들의 주장만 듣고 한국에 압력을 가하지 말고, 문화의 상대주의를 들어 그들을 설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것이 월드컵경기를 세계인의 축제로 만드는 바른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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