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등 국내 서비스업계에 ‘서비스 정신’이 실종됐다?’정부가 올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의 핵심과제로 서비스 산업을 육성키로 했지만 막대한 물적ㆍ행정 지원 보다 업계 스스로가 기본적인 서비스 정신부터 가다듬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국표준협회가 백화점 정유업체 카드사 등 국내주요 22개 서비스업종 93개 업체에 대해 1만6,0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국 서비스산업의 서비스 품질지수(KS-SQI)’를 조사한 결과, 평균55.07점(100점 만점)으로 낙제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 품질 평가요소 중 고객에 대한 개별 태도를 나타내는 ‘고객응대’(51.56점)는 평가 항목 중 점수가 가장 낮았고 타 업체와 차별화한 ‘독창적 서비스’ (52.61점)도 평균을 넘지 못했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성실한 자세가 없는 서비스는 결국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서비스 산업 활성화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지적했다.
■서비스의 생명은 속도
“서비스 정신이란 원두커피처럼 맛의 다양함과 속도가 생명이다.”
최근 2년간 원두커피 시장의 연 매출 규모는 1,000억원 대로 급성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커피 빈, 시애틀즈 베스트커피등 빅3 다국적 업체는 올들어 각각 분기별 평균 매출성장률이 30%를 웃돌고 있다.
이들 기업은 성장 비결을 서비스에서 꼽는다.
고급 커피원두를 즉석에서 갈아 진하고 신선한 향의 커피(에스프레소) 한잔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22초.
여기에 생우유로 만든 크림 거품(카푸치노)을 첨가할 경우 추가로 60초. 따라서 아라비안 모카 등 다양한 향과 맛의 커피 메뉴를 선택, 카페인(유ㆍ무), 농도, 시럽(바닐라 등), 우유(지방-저 지방) 등 고객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주문해 걸리는 시간은 단1분22초면 O.K.
서울 명동 한 복판 4층 건물 전체를 매장으로 사용중인 스타벅스와 시애틀 커피를 찾는 수많은 애호가들은 커피의 신선하고 다양한 맛, 그리고 빠른서비스의 만족도를 꼽는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정진구 사장은 “서비스 생명은 매장의 규모때문 보다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고 신선도를 담아내는 빠르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독창성은 서비스 품질의 성장엔진
빠른 서비스는 설렁탕 집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강남 논현동 한 복판에 세워진 250평 규모의 대형 설렁탕 전문점 ‘더 큰집’은 돌솥 설렁탕이란 독창적인 메뉴로 인기를 끈다.
사골과 고기 덩어리가 수북이 담긴 채 365일 펄펄 끓는 이 집 가마솥은 한꺼번에 500그릇의 설렁탕을 만들어내는 ‘큰집’의 성장 엔진.
주방 별실에는 가마솥이 무려 4개나 설치돼 있다. ‘한번 이용한 재료로 2번 이상 우려내지 않는다’는 것이 이 집의 영업방침이다.
명물돌솥 밥을 끓이는 180개의 가스 버너와 1,000여 개에 달하는 뚝배기, 이틀에 한 번 담그는 배추김치 250포기는 ‘규모의 경제’가 구현되는 현장이다.
특히 고객의 주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밀차’(4단으로 이뤄진 선반차량)에 실려오는 돌솥 설렁탕은 독창적인 서비스 체계를 보여준다.
제품력과 빠르기, 독창적 아이디어가 어우러진 서비스는 사업 성공의 비결이다.
■서비스는 고객만족의 종합 예술
한 곳에 16개 스크린이 모여있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몰의 명물.
“영화를 보기 위해 코엑스 몰에 간다”는 말이 유행할 만큼 제반시설과 서비스 만족도는 단순 영화관을 뛰어 넘어 자유와 개성, 다양성이 어우러진 새로운 만남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영화 관람을 위한 회원제 실시, 무료시사회, 팬 사인회, 기념품 증정, 게릴라 콘서트 등 ‘액세서리 서비스’가 풍성하다.
메가박스는 관람객들에게 한 곳에서 다양한 영화 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편리함과 주말 심야관람을 만끽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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