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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 홍윤오기자 아프간서 제2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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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프간 공격 / 홍윤오기자 아프간서 제2信

입력
2001.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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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피로감속에도 잠을 못 이루던 16일 새벽 1시. 갑자기 멀지 않은 곳에서 비행기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꽈광’하며 창문이흔들렸다.이어 크고 작은 폭탄소리와 총소리가 1시간 동안이나 계속 이어졌다. 전쟁터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이후 계속 잠을 설친 것은 당연했다.

이날 아침은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이시작된 첫 날이었다. 낭가하르주 슈라(부족장 회의) 소속 무자헤딘과 구 소련 당시 무자헤딘 출신들, 그리고 북부동맹 등 3개 세력이 서로 신경전을벌이며 치안유지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들 사이에는 잘랄라바드 경찰본부 접수를 놓고 무력충돌이 벌어질 뻔 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한 병사는탈레반 집권시절에는 뭘 하며 지냈냐는 질문에 “그때는 할 수 없이 탈레반군에 속해 있었으나 지금은 세상이 바뀐 만큼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고, 다른무자헤딘도 대부분 그렇다”고 말했다. 날이 밝은 거리에는 차량들이 예상보다 많이 지나다녔고, 시장 통은 오는 길에 봤던 마을의 시장거리들과 별반다르지 않았다.

일찌감치 탈레반 수비대 81사단 본부를찾았다. 잘랄라바드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이 본부 등 2 곳의 탈레반군 기지는 중심가를 하지 압둘 쿠디르 등 파슈툰족 군벌들이 장악한 것과는달리 북부동맹군 100여 명이 접수했다.

지휘관 라라 칸(24)은 “한때 5,000여명의 아랍계 군인들이 주둔했지만 대부분은 퇴각했다”면서 “그래도이틀전 북쪽 케와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아랍군인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으며 3명을 생포했다”고 전했다

사단 본부 자리에서는 미군 폭격 때떨어진 집속탄(Cluster Bomb)의 불발 자탄(子彈)들을노란 색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일부는 소형 낙하산이 달린 채로 나뒹구는 불발 자탄은 약간의 충격에도 폭발해버리는 지뢰나 다름없어 공포의 대상이다.직경이 5~10㎙는 돼 보이는 5~6군데의 깊은 웅덩이는 대형폭탄이 떨어졌던 자리임을 금세 알 수 있다.

동행한 기자들은 전날 저녁부터 또 다른전쟁을 벌였다. 전날 오후 7시 주정부 청사에 도착, 청사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위성안테나와 위성전화 등 각종 첨단장비등을 동원, 기사 및 사진전송경쟁을 벌이느라 저마다 정신이 없었다.

아랍계 TV방송사의 한 기자는 “전면적인 지상군 투입도 안된 마당에 진짜 전쟁은 기자들이 하는 것 같다”고했다.

밤 9시가 되자 벌어진 호텔잡기도 다르지않았다. 도착 즉시 기민하게 호텔을 잡아버린 서방기자들 탓에 자칫 주정부 청사 바닥신세를 져야 할 뻔했다.

겨우 얻은 방은 어두운 복도를 따라간 맨 끝. 방 번호는 공교롭게도 44였다. 철제 스프링 침대 2개만 달랑 있는 창고 같은 방을 두고 한 일본 기자는 “교도소 감방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곳에 오기까지 볼 수 있었던아프간 난민촌과 10여 개의 마을에 살던 주민들의 생활상에 비하면 이는 사치에 가까웠다.

전쟁의 현장에서, 눈앞에서 직접 보기는 처음인 아프간주민들은 하나같이 전쟁에 찌들대로 찌든 표정들에 남루한 옷차림이었다.

이들은 카불 함락때도 그랬듯이 갑자기 나타난 이방인들의 행렬을 환영했다.일행이던 낭가하르 슈라 소속 안내원은 “저들은 탈레반이 와도 환영하고, 북부동맹이 와도 환영할 것”이라며 “평생 전쟁만 봐왔고 그때마다 점령군이바뀌곤 하는 곳의 주민들이란 늘 그런 법”이라고 말했다.

홍윤오기자

yo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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