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ㆍ보선 완승 후 대여 비판을 자제했던 한나라당이 국정원과 검찰에 파상 공세를 퍼붓는 까닭은 무엇일까.한나라당은 지난 주말부터 국정원장과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18일에는 국정원과 검찰의‘국내 정치활동 관련 예산’ 전액 삭감 방침을 발표하는 등 두 권력기관을 압박하고 있다.
18일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사퇴 요구를 해놓았으니 좀 지켜 보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탄핵소추까지 거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이 같은 공세를 “권력형 비리 척결의 연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 후 밝힌 ‘국정 협조 약속’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전념할 경우에는 국정 운영을 돕겠지만, 그렇다고 부정부패까지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국정원ㆍ검찰 두들기기’는 장기적인 대선 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고 봐야한다.
두 기관에 대한 공세는 현 정권의 부도성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어 그 자체로 득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지속적인 정국 주도권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보다 근본적인 목적은 두 권력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특정 지역 인맥의 무력화에 있다.
권철현 대변인이 지난 주말 3대 게이트의 검찰 수사라인을 언급하면서 일일이 출신 지역을 적시한 것이나, 18일에도 9개 사정기관의 35개 핵심 요직의 호남 편중(51%)을 주장한 것 등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한 핵심 당직자는 “현재의 공세는 두 기관에 포진한 문제 인사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적 재편이 뒷받침돼야 권력기관의 대선 중립성이 담보될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