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등 주요 도시들을 점령한 아프간반군인 북부 동맹이 기득권을 앞세워 권력을 장악할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북부 동맹은 미국의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가 하면 유엔의평화유지군 파견에도 반대하고 있다.
유니스 카누니 내무부 장관이 14일“미군의 지원 공습에 감사하지만 카불은 우리 병력으로 함락했다”며 전공을 내세웠다.
그는 또 미군 특수 부대가 카불에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우리가 통제하고 있는 지역에서는 단 한명의 미군도 없다”고 말했다.
압둘라 압둘라 외무부 장관도 이날아부다비 TV와의 회견에서 “유엔은 정부 구성을 위한 선거과정에서 옵서버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며 다국적군의 평화 유지 역할은 필요 없다”고밝혔다.
북부동맹은 이와 함께 과도 정부의수반으로 부르하누딘 랍비니 북부동맹 대통령을 내세워 자히르 샤 전 국왕을 추대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정면으로 맞섰다.
카누니 장관이 “랍바니 대통령이과도정부를 이끌 것”이라고 밝힌 것은 자신들이 의도대로 새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북부 동맹은 카불의 국방부와 내무부 청사를장악하고 민족단결최고평의회 개최를 준비하는 최고 군사치안평의회의장에 모하마드 카심 국방부 장관을 임용하는 등 권력 장악을 위한 정지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동맹의 이 같은 속셈은 향후아프간 차기 정부 구성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북부 동맹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미국의 군사 작전에도 상당한 차질이 있을것으로 보인다.
정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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